[남북 정상회담 D-2] 중국 한반도 전문가 “북한 개혁개방 아직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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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04-2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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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비핵화는 남북, 북미회담 성과에 달려있어…낙관론도 경계

  • 北美 입장차 커 "北 핵보유국 인정" vs "美 핵포기 요구"

“북한 개혁·개방을 논하는 건 아직 시기상조다. 북한으로선 개혁·개방을 추진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으로 인정 혹은 묵인받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 폐기를 요구한다. 북한이 앞으로 어디로 향할지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 성과에 달려있다.”
(쑨싱제 지린대 공공외교학원 부교수)

“시대가 변한 만큼 김정은은 탐색적으로 개혁·개방을 조금씩 시도할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핵 폐기를 하지 않고 핵 동결만 하려고 한다면 개혁·개방을 하기는 힘들 것이다.”
(덩위원 중국 정치평론가)

“남북 정상회담, 특히 북·미 정상회담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고 북·미 관계 정상화를 약속해 북한의 국가안보에 대한 우려를 없애줘야만 북한의 핵 폐기와 한반도 비핵화가 실현 가능할 것이다."
(장징웨이 중국차하얼학회 고급연구원)

(왼쪽부터)쑨싱제 지린대 공공외교학원 부교수, 덩위원 중국 정치평론가, 장징웨이 중국차하얼학회 고급연구원.  [사진=바이두]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중국 전문가들이 한반도 비핵화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둘러싸고 북·미 간 입장 차가 여전히 큰 만큼 섣부른 낙관론은 경계했다. 

쑨싱제(孫興杰) 지린대 공공외교학원 부교수는 25일 인민일보 해외판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협객도(俠客島)에 올린 기고문에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이 진짜 속마음을 드러낼 것"이라며 앞서 북한 노동당 7기 3차 전원회의에서 언급한 핵실험장 폐기, 경제건설 등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쑨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의 개혁·개방을 논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봤다. 그는 북한이 3차 전원회의를 통해 사실상 '핵보유국'임을 선언한 것이라고 봤다. 따라서 현재 북한으로선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게 가장 먼저 넘어야 할 문턱이며, 이 문턱을 넘으면 개혁·개방을 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이것이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며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 인정, 혹은 묵인을 얻어내는데 성공한다면 북한의 개혁·개방이 순조롭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부 관료들은 북한의 핵 포기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북한과의 입장차가 매우 크다고 쑨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만약 북·미 정상회담이 순조롭지 못하면 북한은 과거 겪었던 제재보다 더 심각한 안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며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덩위원(鄧聿文) 중국 정치평론가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중문망 기고에서 유엔 대북제재와 미국의 군사적 위협이 김정은 위원장이 개혁·개방을 할 수밖에 없게끔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북한 경제는 매우 어려운 상태로, 개혁·개방을 하지 않으면  결국 몇 년 버티지 못해 정권 붕괴같은 상황까지 초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덩 평론가는 북한이 초기엔 보폭을 조절하며 개혁·개방을 신중하게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서 뜻하는 성과가 나올 경우 북한은 하반기 구체적으로 개혁·개방 조치를 내놓을 것이며 이는 외부의 예측을 초월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북한이 개혁·개방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걸림돌이 존재한다고도 지적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정권의 안정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으로서도 핵 폐기가 아닌 핵 동결만 고집한다면 국제사회 대북제재는 완화되지 않을 것이고 북한은 개혁·개방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또 북한 내부에서 군부세력의 반대도 맞닥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징웨이(張敬偉) 중국차하얼학회 고급연구원은 지난 24일 싱가포르 연합조보(聯合早報) 기고문을 통해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핵무기를 단번에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이 이를 앞으로 이어질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서 협상 수단으로 이용하는 건 이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이 추구하는 첫째 목표는 국가 안보와 정권 유지로, 특히 북·미회담에서 미국이 이를 약속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회담에서 정치적 지혜를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장 연구원은 북·미 정상회담의 논리는 북한에 대한 안보 약속을 통해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이지, 북한의 핵포기와 안보를 맞바꾸는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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