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비핵화' 잔혹사…수차례 실패딛고 현실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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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입력 2018-04-2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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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AP=연합뉴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주요 의제로 떠오르면서 한반도 비핵화가 실현될 것인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한반도 문제의 관건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두고 북한의 속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과거의 북핵 실패 사례를 되짚어보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북한 비핵화 관련해 가장 중요한 합의로 꼽히는 건 크게 △ 1994년도 제네바 합의 △ 6자회담 9.19 공동성명 △ 2.29합의가 있다.  

북미는 지난 1994년 북핵 동결과 NPT 잔류 등을 대가로 경수로, 중유를 지원하는 제네바 합의를 채택하며 1차 북핵 위기를 잠재웠다. 

그러나 2002년 10월 북측이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 진행 사실을 시인하면서 불과 8년만에 깨졌다. 제네바 합의의 파기는 2차 북핵 위기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북측이 우라늄 농축프로그램 진행을 인정하기에 앞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연두교서를 통해 북한, 이란, 이라크 세 나라를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당시 북미 관계는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이어서 등장한 것이 2005년도의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이다. 

2003년도부터 진행된 6자회담 포멧을 통해 2년에 걸쳐 3페이지에 달하는 '9.19 공동성명'을 완성시켰다. 성명에는 북한의 핵무기 파기와 NPT·IAEA 복귀, 북한에 에너지 제공하는 등의 핵심 내용이 담겼다. 

성명의 특징은 '공약 대 공약',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른 단계적 접근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9.19 성명에는 치명적인 하자가 있었다. 구체적인 시간 명시가 돼있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매 단계별 회의를 하면서 시간을 잡아먹고, 북한의 페이스에 말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2년이 지난 뒤 2.13 후속 합의로 이른다.

그리고 2012년의 2.29 합의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정세는 각종 사건 속에서 요동을 친다. 

2008년 북한 오메가가원자로 냉각기가 폭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09년 4월 북한 외무성은 "어떠한 6자회담 합의에도 구속되지 않고,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영변에 있던 IAEA 사찰단을 모두 추방시켰다. 

2012년 체결된 2.29 합의는 우리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성사된 케이스다.

여기에는 우라늄 농축프로그램 동결과 비핵화 대화 초기단계의 합의가 포함된다. 때문에 이 합의는 북핵 해결방안 가운데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이 합의마저도 2012년 4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인해 무산되고 만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수십년에 걸친 북한의 핵문제 관련 합의를 실패로 규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거의 시도들을 '실패'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당시 북한만 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미국 또한 북한 체제가 금방 무너질 거라고 보고 핵문제나 수교에 대해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았다"며 과거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데에는 미국의 태도가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다만 정 실장은 "이번 합의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이전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는 '속도전'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과거에서처럼 시간 제약을 두지 않고 무한정으로 합의를 진행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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