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日 곳곳에 스며든 라인... 라인 없는 일본은 상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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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 한준호 기자
입력 2018-04-1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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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라인 경제권 확대 현장 가보니

금액을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라인 프리페이드 카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손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사진=한준호 기자)


“라인 친구를 추가하시면 그 자리에서 바로 10% 할인해 드립니다.”

일본 10대들이 가장 많이 모여드는 도쿄(東京) 하라주쿠(原宿) 한복판에 위치한 의류업체 ‘아메리칸이글’ 매장. 이곳을 방문한 고객들에게 일일이 다가가며 직원들이 건넸던 말이다. 직원들은 본업인 의류 판매보다 모바일 메신저앱 라인의 아메리칸이글 계정과 친구 맺기를 권유하는데 더 열을 올리고 있었다.

매장 직원으로부터 10% 할인 혜택을 안내받은 아오키 켄타(24·대학생)는 바지 주머니 속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라인앱을 열고 아메리칸이글 계정을 검색해 바로 친구로 추가했다. 아오키는 “요즘 일본에서는 라인에 업체 계정을 추가하면 다양한 할인과 포인트 적립을 해주는 ‘라인앳(LINE@)' 서비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라주쿠 골목 곳곳에 자리 잡은 화장품 매장과 스마트폰 매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가게를 방문한 고객들에게 라인 친구를 맺자며 상품 진열대에 QR코드가 찍힌 안내 표지판을 부착해 ‘라인앳’ 서비스를 알리고 있다. 일본에서 7300만명이 이용하는 라인과 오프라인 점포가 라인앳으로 연결되면 그동안 우편이나 이메일, SNS 만으로 전달하기 어려웠던 상품정보와 할인 이벤트 소식을 쉽게 보낼 수 있게 된다. 일본 국내에선 약 30만개 점포가 라인 계정을 만들어 고객과 라인 친구 맺기에 나서고 있다.
 

도쿄 하라주쿠에 위치한 화장품 매장이 라인앳 서비스를 알리는 표지판을 내걸고 있다. 표지판의 QR코드를 스마트폰이 인식하면 해당 매장의 라인 계정으로 바로 연결된다. (사진=한준호 기자) 


국내·외 관광객이 자주 찾는 아사쿠사(浅草)에 설치된 자판기는 현금 없이도 음료수를 살 수 있다. 자판기에 ‘라인페이’가 탑재됐기 때문이다. 음료수를 고르면 자판기에 부착된 디스플레이에 코드가 표시되는데 이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읽히면 결제가 완료된다. 

라인페이는 가맹점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나 라인 친구끼리 송금할 때도 이용된다. 라인페이 계정을 만들어 등록된 은행계좌를 통해 충전하면 체크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 라인페이가 발급하는 전용카드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라인페이 가맹점 계산대에선 스마트폰에 표시된 라인페이 QR코드를 보여주고 직원이 스캔하면 결제가 완료된다. 여럿이 모인 술자리에서 계산할 때도 라인페이를 이용하면 금액을 나눠 낼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라인페이는 최근 QR코드 단말 개발업체 넷스타즈와 제휴을 맺고 라인페이 전용 결제 단말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라인은 일본 최대 녹차음료 업체 '이토엔'과 제휴를 맺고 자판기에 라인페이를 탑재했다. (사진=한준호 기자)


일본 최대 전자상가 아키하바라(秋葉原)에는 온라인으로 신청한 라인모바일 알뜰폰을 수령하는 매장이 있다. 이곳에선 라인모바일의 유심카드도 판매한다. 유심카드는 6000원과 1만2000원 두 종류가 있으며, 매장에서 유심카드를 구입 후 온라인을 통해 신청한 라인모바일 알뜰폰에 꽂으면 곧바로 개통할 수 있다. 

라인모바일은 라인뮤직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의 데이터 이용료를 면제해주는 '카운트프리' 서비스를 선보이며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남은 데이터는 다음 달로 이월이 가능하다. 라인모바일은 최근 요도바시카메라, 비쿠카메라 등 대형 양판점 10곳에 전용 카운터를 설치했다. 이곳에선 온라인으로 신청한 알뜰폰 수령과 함께 신규 가입 등록, 요금제 상담도 가능하다. 
 

라인모바일의 유심카드는 두 가지. (사진=한준호 기자)


전자상품을 판매하는 대형 양판점에 마련된 '인공지능(AI) 스피커' 코너에도 네이버와 라인이 공동개발한 AI 플랫폼 클로바가 탑재된 '클로바프렌즈'와 '웨이브'가 진열돼 있다. 거의 모든 매장이 구글홈과 아마존 에코보다 상단에 라인의 AI스피커를 진열해 전략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양판점 관계자는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AI 스피커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클로바프렌즈와 웨이브의 음성인식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높아 맨 위에 진열해 직접 음성인식을 체험할 수 있게 매대를 꾸몄다"고 설명했다. 일본어 음성인식 분야에서는 라인의 AI 스피커를 따라오는 업체가 없다. 라인 관계자는 "일본에서 실시된 음성합성 평가에서는 클로바가 아마존, 구글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도쿄 시내 가전 양판점에 설치된 AI 스피커 코너에는 아마존 에코와 구글홈을 제치고 상단에 제품이 진열됐다. (사진=한준호 기자) 


해외로 출국하는 일본인들은 라인페이로 간편하게 환전도 할 수 있다. 하네다 공항 국제선 터미널에는 신한은행과 라인페이가 함께 만든 환전소가 있다. 라인앱에서 간편한 수속 절차를 밟으면 우대 환율이 적용된 한국 원화를 24시간 인출할 수 있으며, 라인페이와 연동된 계좌에 있는 잔고 만큼 한국에 있는 신한은행 ATM을 이용해 인출할 수도 있다.    
 

신한은행은 라인페이와 제휴해 환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사진=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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