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비핵화' 확약한 北, 전방위 외교전 '우군확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강정숙 기자
입력 2018-04-09 16:4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숨가쁜 외교전에 돌입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으로 국제무대에 '깜짝' 데뷔한 북한이 우군확보를 위해 주변 주요국으로 외교 보폭을 넓히는 모양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9일부터 사흘간 러시아 머문다. 10일 열리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의 회담이 핵심 일정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도 의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은 러시아에 도착하기 전 아제르바이잔과 투르크메니스탄을 거쳤다.

리 외무상은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열린 비동맹운동(NAM) 각료회의에 참석, 한반도에 화해와 신뢰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며 비동맹국의 지지와 연대를 요청했다.

이어 옛 소련 국가인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해 마베도마 굴샤트 투르크메니스탄 의회 의장과 회담하고, 양측 의회 간 관계발전 방안을 포함한 협력 문제를 논의했다.

또 라쉬드 메레도프 외무장관과 만나 한반도 정세에 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투르크메니스탄 일정을 마친 리 외무상은 9일(현지시각) 오전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 11일까지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북한 관영 매체부터 '외교력'을 발휘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자에서 '로(러)·미 사이의 치렬한(치열한) 신형 무기개발 경쟁'이라는 기사에서 러시아를 노골적으로 두둔했다.

신문은 "미국이 로씨야(러시아)에 대한 포위환(포위망)을 형성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로·미관계가 더욱 랭랭(냉랭)해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고 밝힌 뒤 "(러시아는) 자국을 거꾸러뜨리려는 미국의 가중되는 책동에 팔짱을 끼고 앉아있으려 하지 않고 있다"며 러시아의 무기 증강이 미국 탓이라고 전했다.

북한의 전방위 우군확보전(戰)은 지난달 26~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공식 집권 이후, 6년간 북한 밖을 벗어나지 않았던 김 위원장이 올들어 중국에 이어 한국, 미국과 연쇄 정상회담을 한다. 이에 따라 든든한 우군의 지원이 필요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김 위원장이 한해에 국제적인 정치 이벤트를 몰아 추진할 정도로 거침없는 외교 행보를 보여, 머지 않은 시점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이에 대해 '현재 계획된 일정이 없다'고 밝혔지만, 정상회담 성사시 북한은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고, 러시아는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북한이 미국에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직접 전달한 만큼, 미국과의 회담에 앞서 러시아의 지지가 필요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러시아가 제안하고 중국이 지지한 '로드맵'과 궤를 같이하는, 남북한 관계 정상화 및 미국과의 직접 대화 시도를 지향하는 북한 지도부의 행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와 북한은 오는 10월12일 수교 70주년를 맞는다.

양측은 이번 외무장관 회담에서 수교 70주년 기념의 일환으로, 양자 관계의 조약·법적 기반 개선, 양국 인사 교류 및 공동 행사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