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외교문서] "北 김영남, 88올림픽 땐 참가국에 보이콧 요청"…공동개최 or 보이콧 전방위 외교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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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숙 기자
입력 2018-03-3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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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특사로 평창 동계올림픽땐 개회식 참석

[사진=외교부 제공]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했던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988년 서울올림픽 때는 참가국들의 대회 보이콧을 요청하고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비밀해제 돼 공개된 1987년 외교문서를 보면 우간다 주재 한국 대사대리는 같은해 12월 4일 외무부 장관에게 보낸 문서를 통해, 김영남 당시 북한 외교부장이 김일성 특사 자격으로 그해 12월 11일부터 15일까지 우간다를 방문한다는 사실을 우간다 외무부 정무국 담당관으로부터 탐문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대사대리는 "동 담당관의 말에 의하면 금번 북괴(북한) 외교부장의 주재국(우간다) 방문 목적은 한국 정치문제를 거론하는 한편 특히 88 서울올림픽 보이콧을 주재국에 집요하게 종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정보영 당시 주우간다 대사는 1987년 12월 15일 외무부 장관에게 보낸 문서에서 김영남이 예정대로 우간다를 방문해 12월 12일 오전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을 면담했다고 보고했다.

정 대사는 이후 외무부 장관에게 보낸 또 다른 문서에서 우간다 외무부 정무국장으로부터 김영남과 무세베니 대통령과의 면담 내용을 탐문했다면서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정 대사는 김영남과 무세베니 대통령과의 면담 내용과 관련해 "(김영남이) 서울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문제가 IOC 및 한국 측의 비협조로 실현이 어렵게 되었음을 설명하고 올림픽 보이콧을 종용하였다고 하며, 이에 대해 무세베니 대통령은 올림픽 참가 문제는 관계부처 간 협의를 거쳐 다른 아프리카 국가와의 보조를 맞추어 결정하겠다고 말하고, 참가 여부에 대해 직접적인 회답을 회피하였다고 함"이라고 보고했다.

이밖에 북한은 여러 국가들을 대상으로 88올림픽 보이콧 또는 공동개최를 지지를 요청하고 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1985년 4월 30일부터 3박 4일의 일정으로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전영진 당시 북한 외교부 부부장은 말레이시아 외교차관과 만나 "남한은 반민주 군사독재 체제로서 인권유린, 사회불안 등이 만연돼 올림픽 개최 여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는 보고 내용도 있다.

당시 말레이시아 주재 우리 대사관이 우리 장관에게 전영진 북한 외교부 부부장은 "88 올림픽의 서울 개최는 분단고정화 획책"이라며 "남한은 또한 소련 등 동구권 국가들과 외교관계가 없고, 반공정책을 내걸고 있어 사회주의 국가들은 신변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이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도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고했다.

또 같은 해 7월 23일에는 인도를 방문한 김봉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 겸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장이 한 공중집회에 참석해 88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 지지를 요청하는 연설을 한 문서도 있다.

1986년 1월 15일에는 함태혁 당시 튀니지 주재 대사가 "북한 체육사절단이 약 3개월 전에 체코를 포함해 동구권 수 개국을 방문해 88서울올림픽 보이콧을 교섭하고 다녔으나, 동구권 국가들로부터 냉담한 반응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는 당시 체코 대사의 발언을 장관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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