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열풍'에 숟가락 얹기? 미투닷컴 "사비 털어 시작…공론화 위한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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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8-03-0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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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투닷컴 "운영진 3명 모두 대학 재학생…교내 성폭력 사건이 사이트 개설 계기"

  • "'취업용 포트폴리오' 소리 싫어 신상 미공개‥오해 풀리면 격려로 바뀔 것"

[사진=연합뉴스]


미투(#METOO, 나도당했다) 운동이 한국 사회를 뒤흔들면서 '미투닷컴', '미투코리아' 등 피해자들의 고발 창구를 자임하고 있는 웹사이트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6일 미투닷컴 운영진 A씨는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학교도 미투 운동이 일어났다. 피해자, 가해자가 분명한 상황에서 가해자에 대한 처벌 없이 흐지부지 넘어갔다"며 "관계자들이 확실히 처벌받을 수 있는 건 공론화로 인한 여론 형성이라고 생각해 홈페이지를 개설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미투 선언이 우후죽순처럼 터져 나오지만 정작 SNS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분산돼, 언론과 여론의 관심도 분산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투가 한 플랫폼에 집중되면 그만큼 공론화와 이슈화의 파괴력 또한 커질 것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사진=미투닷컴 홈페이지]


지난 2일 개설된 미투닷컴은 같은 학교의 같은 학과 동기 3명이 만든 사이트다. 여학생 2명과 남학생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회의 공기(公器) 역할을 위해 홈페이지를 만들었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운영진을 신뢰할 수 없고 피해자의 개인정보 보호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영리적 목적으로 사이트를 개설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운영진들에게 부담이다.

A씨는 "우리가 욕을 먹는 것은 준비 부족 때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의도까지 날조되는 것은 참기 힘들다"며 "수많은 비난성 트윗을 받고 있어 하나하나 답변이 어렵지만 어떠한 사익을 취할 생각도 없다. 순수한 뜻에서 사비를 모아 시작한 프로젝트"라고 해명했다.

운영진의 신상을 밝히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미투 운동을 이용해 취업용 포트폴리오를 쌓는다는 오해를 받기 싫었기 때문이다. 그는 "신상이 알려지지 않아야 피해자의 신상정보 또한 철저히 익명으로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대해서도 "홈페이지 내에서 글을 쓰면 사실상 남는 정보는 IP주소 밖에 없어 안전하다"고 말했다.

미투닷컴에는 3개의 게시판이 있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미투' 게시판과 나머지 '검증', '오피셜' 게시판이다.

언론 보도나 수사기관에 의해 사실관계가 확인될 경우 미투 게시판에서 오피셜 게시판으로 이동된다. 미투 게시판에서 다른 이용자들로부터 '응원합니다'를 많이 받을 경우도 검증 게시판으로 옮겨진다. 운영진은 직접 검증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어디에도 아픔을 털어놓지 못하는 피해자들이 해당 공간을 통해서 위로받고 상처를 치유받을지 또 이들에 대한 판단은 결국 독자들의 몫이다.

A씨는 말미에 "오해가 풀리고 많은 이들이 저희의 진심을 알아주는 날, 비난이 격려로 바뀔 것이라고 믿는다"는 담담한 소회를 끝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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