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잃은 스노보더, 온몸에 암 퍼져도 “패럴림픽은 행복한 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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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8-03-0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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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을 꿈꾸다 악성 종양으로 다리를 절단한 뒤 소치 패럴림픽 스노보드에서 금메달을 딴 네덜란드의 비비안 멘텔-스피가 암이 재발해 다시 수술했으나 평창 패럴림픽에 또 출전한다. 사진은 소치올림픽 때 시상대에 선 모습(가운데). 사진=EPA 연합뉴스 제공]

네덜란드의 여자 스노보더 비비안 멘텔-스피(46)가 다리 절단 이후 암 선고를 다시 받고도 올림픽 도전을 포기하지 않고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에 출전한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홈페이지는 5일(한국시간) “멘텔-스피가 암 투병 중에도 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패럴림픽에 출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멘텔-스피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 꿈을 꾸던 스노보더였다. 1990년대 초반 로스쿨까지 포기하고 스노보드를 탔다. 올림픽을 준비하던 멘텔-스피는 선수 생활 도중 발목을 다쳤는데, 정밀검진 결과 정강이뼈에 악성 종양이 발견됐다. 수술로 종양을 제거했지만, 올림픽 직전 다시 암이 재발해 혈액을 타고 온몸에 퍼질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사실상 선수생활의 끝을 알리는 사형선고였다. 결국 멘텔-스피는 의사의 권유로 한쪽 다리를 절단했다. 올림픽의 꿈도 무산됐다. 그는 포기를 몰랐다. 올림픽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장애인 올림픽’인 패럴림픽에 도전했고, 2014년 소치동계패럴림픽 스노보드 부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멘텔-스피는 평창패럴림픽에서 대회 2연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다시 불행이 찾아왔다. 지난해 7월 암이 재발했다는 진단을 다시 받았다. 몸 상태는 절망적이었다. 목, 식도, 늑골 등 암세포가 온몸에 퍼져 있었다. 그는 곧바로 훈련을 중단하고 방사능 치료에 전념했다.

완치는 불가능했다. 지난 1월 목에 있는 종양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견디기 힘든 통증은 계속 그를 괴롭혔다. 훈련도 못했고, 재활로 몸 상태는 최악이었다. 하지만 포기는 없었다. 평창 대회 출전을 재활 과정의 일부라는 긍정적인 사고로 극복했다.

멘텔-스피는 “심리적으로는 오히려 매우 강인해진 느낌”이라며 “항상 건강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이제는 청신호를 받은 것 같다. 한국에 가서 스노보드를 탈 수 있어 행복하다”고 오히려 기뻐했다.

이어 그는 “침대에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스노보드를 타면서 내 면역력을 키우고 싶다”면서 “평창에서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이렇게 출전하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마음에 새기며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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