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엄기안 휴온스 사장 “제약사=신약개발업체…성장 核(핵)은 R&D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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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입력 2018-02-2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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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조원 수익 실현 입증…3상 시험 남긴 휴톡스 3년 내 美 진출

  • ‘인슐린 주입효과’ 1회 부착 3일간 지속 이오패치 획기적 제품

  • ‘발효허니부쉬 추출물’ 이너셋도 기대…2020년 매출 1조 목표

엄기안 휴온스 대표가 지난 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에 위치한 휴온스 본사 사무실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휴온스 제공]


‘신약 연구개발(R&D)’.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제약업계에서조차 생소하게 느껴졌던 이 단어는 어느새 사회 전반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흔히 듣고 얘기할 수 있게 됐을 만큼 영향력이 커졌다. 신약 R&D를 통해 수조원에 이르는 수익을 실현할 수 있음이 입증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제는 이 영역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경쟁력을 갖춘 제약사’라는 타이틀을 얻기 힘들다는 인식도 자리잡고 있다. ‘제약사=신약개발업체’라는 공식도 생겨난다.

이에 발맞춰 제약사 휴온스도 이 대열에 적극 합류했다. 휴온스 그룹은 2016년 휴온스글로벌을 중심으로 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체계적인 사업 분리를 통해 각 사업 경쟁력을 강화시켰다.

이 중에서도 제약사업 부문을 맡은 휴온스는 그룹 R&D 사업의 중심에 있다. 자체개발한 보툴리눔톡신 주름개선제 ‘휴톡스’와 안구건조증 치료제 ‘나노복합점안제’, 피부 관련 이너뷰티 브랜드 ‘이너셋’ 등은 휴온스가 다져온 R&D 성과다. 앞으로도 휴온스글로벌 자회사와 손자회사 등 그룹 전반에 걸쳐진 R&D 사업에서는 휴온스가 뒷받침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그 ‘운전대’를 휴온스 R&D 선봉에 있는 엄기안 사장이 잡았다.

엄 사장은 서울대 제약학과, 성균관대 약학 석·박사 출신으로 1984년부터 지금까지 오랜 기간 제약업계에서 신약 R&D 분야에 몸담아온 전문가다. 2012년부터 휴온스에 합류해 중앙연구소장을 맡아왔던 그는 지난해 3월 휴온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신약 R&D를 기업 경영 핵심으로 삼겠다는 오너 2세 윤성태 부회장의 뜻이 담긴 인사였다.

엄 사장은 “사실 지금까지 휴온스 주요 사업은 R&D와는 가깝지 않았다”며 “R&D 출신이 최고경영자(CEO)가 됐다는 것은 사업구조를 바꾸고자 하는 휴온스 의지가 반영된 것이고, 연구에 더 집중하겠다는 대외적 의사표시”라고 말했다.

엄 사장을 주축으로 하는 휴온스는 신약 R&D를 미래 성장전략으로 삼고 2025년까지의 마스터플랜을 세웠다. 현재 휴온스가 추진 중인 임상시험은 10개가 넘는다. 이를 위해 과거 매출액 대비 6~8% 내외였던 R&D 투자비용을 올해부터 더 높여나갈 계획이다.

신약R&D 파이프라인 중에서는 휴톡스에 거는 애착이 크다. 현재까지 휴온스는 이렇다 할 주요 제품을 갖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휴온스에서 ‘ATCC3502’ 보툴리눔톡신 균주를 확보한 당시 중앙연구소장으로 있던 엄 사장은 이를 활용한 상용화 제품 개발에 매달렸다. 그 노력으로 휴온스는 3년여 만에 휴톡스를 손에 쥐었다. 휴톡스는 제품력이나 시장성에 근거해 향후 휴온스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데 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엄 사장 생각이다.

엄 사장은 “휴톡스는 국내서 허가받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휴온스 주력품목으로 여겨질 만큼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휴톡스는 다른 보툴리눔톡신 제품과는 다른 균주를 사용하고 있고, 1·2상을 모두 거쳤다는 점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휴톡스는 ‘공산품’ 성격으로 일부 국가에 이미 연 150억원 정도 수출되고 있지만, ‘의약품’으로서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 중국 등에 진출하는 것이 엄 사장의 목표다. 시장 진입을 위해선 보건당국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이 필요하지만, 1·2상이 받아들여져 3상 임상시험만 진행하고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진입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엄 사장은 “미국 땅을 밟는 것은 향후 3년 내외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여러 해외 행사에 참가하면서 휴톡스에 대한 해외 전문가와 업체들의 기대감을 확인했고, 이미 일부 업체에서 파트너사 요청까지 받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내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3상 임상시험에 대한 결과를 올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할 계획이지만, 이미 허가가 이뤄지기 전에 다른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추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또 휴톡스보다 더 순도가 높은 제품도 추가로 개발하는 등 엄 사장 주도하에 공격적인 R&D를 추진하고 있다. 고순도 보툴리눔톡신은 내성이 비교적 덜 생겨 편두통과 같은 질환에 대한 치료용도로 쓰기 용이하다.

엄 사장은 “앞으로 휴톡스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확대해나가고 국내 출시 후에는 자체 영업력과 제품력을 기반으로 치열한 내수 에스테틱 시장을 공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엄기안 휴온스 대표가 지난 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에 위치한 휴온스 본사 사무실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휴온스 제공]


안구건조증 치료제 영역도 엄 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유력한 연구 분야 중 하나다. 이미 휴온스는 ‘클레이셔’와 ‘카이닉스’ 등 점안제를 갖추고 있지만, ‘나노복합점안제’ 3상과 바이오신약 ‘HU-024’ 2상 임상시험 등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엄 사장은 “얼마 전 유럽안과학회로부터 현재 개발 중인 나노복합점안제 2상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구두 발표 요청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3상 결과가 발표돼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개발 신약이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라며 “안구건조증은 물질로 보면 전 세계적으로 2개밖에 없기 때문에 개발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충분한 시장성을 갖추리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전공은 신약 R&D라지만, 영업실적에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 CEO 자리다. 엄 대표는 의료기기인 1회용 인슐린 주입 패치펌프 ‘이오패치’와 이너뷰티 브랜드 ‘이너셋’으로 올해 단기적 성장 전략을 세웠다.

이오패치는 1회 부착만으로 3일간 지속적으로 인슐린을 주입할 수 있는 패치형 의료기기로, 주사기로 인슐린을 주입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에게 편의성 면에서 유용하다. 휴온스는 올해 초 허가된 이오패치를 이르면 오는 4월에 출시할 계획으로, 출시 첫해 50억원 이상 매출을 노리고 있다. 이미 판매 중인 당뇨병약 제품과도 맞물려 관련 시장 영역 확대도 기대 중이다.

이너셋은 에스테틱 시장 공략에 나선 휴온스가 휴톡스와 함께 내세우고 있는 주력 사업으로 꼽힌다. 휴온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식물 ‘허니부시’에 특허 발효기술을 접목시켜 피부보습과 탄력 등에 도움이 되는 ‘발효허니부시 추출물’을 개발했다. 이는 지난해에 식약처로부터 피부 관련 개별인정형 천연물 소재로 인증받았고, 최근 주름살 개선과 피부탄력 개선 효과가 입증돼 해외 문헌에까지 실렸다.

휴온스는 이를 활용한 전문약, 일반약,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해 ‘메디컬 푸드’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내달부터는 대중광고를 방영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

엄 사장은 “지난해 홈쇼핑 채널 완판을 통해 시장성을 확인했고, 올해에는 병·의원 전용 제품을 출시하면서 제품 판매 채널을 넓히고 있다”며 “2020년 그룹사 매출 1조원 시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블록버스터 제품을 육성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엄기안 사장은 누구

△1960년 5월 출생 △서울대 제약학 학사 △성균관대 약학 석사 △성균관대 약학 박사 △1984~1990 일양약품 연구소 과장 △1990~2012 SK케미칼 신약연구실장 상무 △2012~2017 휴온스 중앙연구소장 부사장 △2016~현재 휴온스 자회사 ‘바이오토피아’ 대표이사 △2017~현재 휴온스 대표이사 사장 △충무공상(특허청장상)·대한민국기술대상(지식경제부장관상)·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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