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욱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 “지속가능도시엔 아이들 웃음 넘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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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김중근 기자
입력 2018-02-19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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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terview [만나고 싶었습니다]

  • 다양한 시민 요구 등 복합적 도시문제 ‘해결사’

  • 지속가능, 환경·경제활동·정책·제도 포괄 개념

  • “삶터와 일터, 놀이터 조화롭게 어울려야”

안상욱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이 재단의 정체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중근 기자]


‘단절’, ‘끊어짐’, ‘종말’과 같은 단어들이 연상되는 미래가 걱정되고 두려워서였을까. 언제부턴가 ‘지속가능’이라는 단어가 회자되기 시작했다. ‘오늘’만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인간들이 ‘내일’까지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속가능한’ 것은 좋은 것이다. 오래도록 유지됨을, 이어짐을, 영속(永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어지면(잇다) 오래도록 존재할 수 있는(있다) 건 당연한 이치다.

그 ‘지속가능’이 ‘도시’와 접목되면 어떤 의미를 함축하게 될까. 그게 궁금해서 지난 13일 오후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이하 지속가능도시재단)을 찾아 안상욱 이사장을 만났다.

지속가능도시재단은 재단을 비롯한 수원시의 5개 산하기관이 모여 있는 수원 최초의 산하기관 종합청사 ‘더함파크’ 2층에 자리잡고 있다.

안 이사장은 ‘지속가능도시’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내일이 있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내일이 있다는 것은 세대(generation)의 이어짐을 의미합니다. 내가 살아가는 과정의 모든 것, 나아가 내 아이와 그 아이의 아이도 살아가는 과정의 모든 것을 의미하는 거죠. 그러니까 지속가능하다는 것은 사람살이의 모든 것을 포함합니다.”

안 이사장에 따르면 ‘지속가능’이라는 개념은 인구 폭발과 식량 부족으로 요약되는 맬더스의 인구론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이후에 미래를 걱정하는 선각자들이 로마 보고서를 내면서 지구라는 한정된 환경용량 안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하게 됐고, 지구를 하나의 집으로 보게 되면서 ‘다음 세대’의 안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것.

안 이사장은 지속가능의 범위와 관련, “지속가능이 논의될 초기에는 ‘환경 수용력’이 주된 주제였지만, 점차 환경과 호환되는 순환구조, 나아가 경제활동과 정책과 제도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원시는 광역지자체인 울산보다 인구가 많지만 공무원 숫자가 제한돼 있는 탓에 급증하는 민원에 응대하는데 곤란을 겪어왔다”며 “수원시가 지난 민선5기 때부터 민(民)과 협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온 것도 그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의 방향성과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안상욱 이사장. [사진=김중근 기자]


2016년 10월 설립된 지속가능도시재단도 수원시의 그러한 노력이 맺은 결실 가운데 하나다.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시민 공공서비스 요구의 다양화와 복합적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총체적 접근의 필요에 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지속가능도시재단은 현재 기획운영팀과 6개의 센터로 구성돼 있다. 6개 센터는 마을르네상스센터와 도시재생지원센터, 주거복지지원센터,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창업지원센터, 학교급식지원센터 등이다. 상반기 중에 미디어센터와 물환경센터(하천유역네트워크)도 재단 조직에 포함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기획본부와 도시본부, 경제본부, 환경본부 등 4개 본부 체제로의 재단 조직 재편이 논의되고 있다.

안상욱 이사장은 “융복합 업무를 협치형으로 집행하는 중간지원 조직”이라며 지속가능도시재단의 정체성을 설명하고 “내용은 융복합, 과정은 협치”라고 재단의 속성을 명쾌하게 규정했다. 한마디로 ‘행정과 시민을 잇는 중간 조직’이라는 의미다.

안 이사장은 이어 “굵직한 것, 1인당 매출액이 큰 것은 수원시가 하고, 자질구레한 것, 1인당 서비스량이 많은 것은 재단이 하는 것으로 쉽게 이해하면 된다”고 재단의 역할을 설명했다.

지속가능도시재단이 ‘재단인상(像)’을 ‘슬기로운 지혜, 따뜻한 마음, 부지런한 손발’로 정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재단의 역할에 부합하는 인재상이다.

안 이사장은 “모든 일에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휴먼웨어가 필요하다”며 “우리 재단이 하고 있는 모든 사업에도 이 세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이사장이 세 가지 중에서도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이다.

“결국은 사람입니다. 사람이 주체가 되는 세상이어야 합니다. 우선은 주민으로서의 몫을 다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주민으로서의 몫은 불편하다고 느끼는 점이 있으면 불편하다고 이야기를 할 줄 아는 겁니다. 그 다음이 시민의식입니다. 시민의식은 ‘나’를 넘어 ‘우리’를 생각할 줄 아는 것이죠. 우리 재단의 역할이 ‘살 주(住)’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시민을 ‘주인 주(主)’ 영역으로 성장하게 만드는 겁니다. 주인의식, 시민의식으로 무장한 사람이 많은 도시는 생동감이 넘치게 마련입니다. 지속가능도시도 그럴 때 만들어지고요.”

안 이사장은 “수원시민으로서 주인 역할을 수행할 사람을 발굴하고, 역량을 키우고, 활동가로 육성하는 것도 재단의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라며 “시민들로 하여금 공동체 주체로서의 활동경험을 바탕으로 협동조합과 마을기업, 사회적 예비기업 등 사회적 경제 주체로 발전하고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한 조직의 수장으로서 아쉽거나 안타까운 점이 뭐냐고 묻는 질문에 안 이사장은 ‘열정페이’를 이야기했다.

“외부에서는 우리 재단을 보고 잘 하고 있다고 칭찬하지만, 우리 직원들은 힘들어합니다.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어요. 많은 업무량도 업무량이지만, 업무량에 비해 보수의 현실화가 뒤따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열정페이가 구조화돼 가는 느낌이 듭니다. 안타깝지요. 정원 확대와 보수 현실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안 이사장은 인터뷰 말미에 ‘아이들의 웃음’ 이야기를 꺼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치는 도시가 돼야 합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칠 때 행복한 도시, 살고 싶은 도시가 됩니다. 그게 바로 지속가능도시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삶터와 일터, 놀이터가 조화롭게 어울리는 곳이죠.”

<안상욱 이사장은>
대한주택공사 출신이다.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와 환경대학원을 졸업했다. 가천대학교 대학원에서 공학박사(도시계획) 학위를 받았다.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이 되기 직전에는 천안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시절이던 지난 2005년 무렵,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정책을 주도적으로 펼쳤다. 현재 한국조경학회 상임이사, 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부회장, 한국환경녹화기술학회 부회장, 도시연대 이사, 마을만들기 전국네트워크 운영위원, 주거복지연대 중앙상임집행위원 등을 맡고 있다. 닉네임은 ‘나무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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