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어서 와, 동계올림픽은 처음이지? 이것만 알면 나도 안방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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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8-02-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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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분씩 세 차례 진행되는 아이스 하키…비기면 연장전 '골든골', 축구 승부차기 유사한 '슛아웃'도

  • 스톤 밀어서 하우스 한가운데 놓는 '빙판 위 체스' 컬링…같은듯 다른듯 스키 종목들 쪽집게 정리

30년만의 '안방 올림픽'에도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슬기 씨(27)는 시큰둥하기만 하다. "동계올림픽에는 익숙한 종목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겨울 스포츠의 규칙은 낯설다. 비인기 종목이 상당수를 차지해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다양한 장비가 동원되기 때문에 하계올림픽과 달리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도 어렵다. 대부분의 관람객 혹은 시청자들은 이씨와 마찬가지로 룰도 모른 채 중계를 보다가 어리둥절하기 일쑤다.

지난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15개 종목에서 306개의 메달을 두고 92개국 2925명이 치열하게 맞붙는다. 더욱 흥미진진한 관람을 위해 동계올림픽 주요 종목의 규칙을 한번에 정리했다.

동계올림픽 종목은 크게 빙상, 설상, 슬라이딩으로 나뉜다. 빙상은 아이스 스케이트를 타고 얼음 위에서 진행된다. 설상은 눈 위에서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고 겨루는 종목이다. 슬라이딩은 쉽게 말하면 썰매와 비슷하다.

각각의 종목들은 다시 세부 종목으로 나뉜다. 빙상에는 쇼트트랙·컬링·피겨·아이스하키 등 5개 빙상 종목이 포함된다. 설상에는 알파인 스키·바이애슬론·스키 점프 등 7개 종목이 있다. 봅슬레이·루지·스켈레톤 등 3개 종목은 슬라이딩에 속한다.

◇ 동계올림픽의 꽃, 아이스하키​
 

7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골키퍼 신소정(왼쪽)이 동료의 슈팅을 막아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이스하키는 동계올림픽의 꽃으로 꼽힌다. 동계올림픽 종목 중 유일하게 프로 리그가 운영되는 만큼 인기가 높다. 특히 한국 여성 국가대표팀의 경우 사상 최초로 남북 단일팀이 구성돼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아이스하키의 경우 팀당 골텐더(골키퍼)를 포함한 6명으로 구성된다. 1 피리어드당 20분씩 3피리어드가 진행되는 동안 상대의 골대에 '퍽(고무로 만들어진 경기용 원판)'을 많이 집어 넣는 팀이 이긴다.

만약 60분 동안 승부가 가려지지 않으면 5분간 연장전에 돌입한다. '서든 데스'로도 불리는 연장전에서 한 골을 먼저 넣는 팀이 승리한다. 여기서도 득점이 없으면 축구에서의 승부차기와 유사한 '슛아웃'으로 이어진다. 키커가 5명 등장하는 축구와 달리 3명의 슈터가 나선다.

육중한 보호장구는 물론 하키스틱까지 든 채 빠른 속도로 얼음을 지쳐야 되기 때문에, 아이스하키는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상당한 편이다. 선수 교체에 제한이 없는 이유다. 다만 반칙을 저지를 경우 정도에 따라 2분, 5분, 10분간 퇴장을 당할 수 있다.

◇ 얼음판 위 두뇌 싸움, 컬링
 

7일 오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컬링 믹스더블 공식 훈련에서 한국 선수들(맨 앞)이 연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동계올림픽 대부분의 종목은 마찰력이 최소화된 바닥에서 빠르게 미끄러지며 진행된다. 계속되는 속도감에 눈이 지쳤다면, 잠깐 컬링으로 쉬어갈 차례다. 컬링은 '빙판 위의 체스'라고도 불린다. 그만큼 전략적 사고가 중요한 종목이다.

컬링은 '스톤'이라고 불리는 둥글고 납작한 돌을 미끄러뜨려 직경 3.658m의 '하우스' 한 가운데에 밀어넣는 것이 목표다. 양 팀이 번갈아 가며 팀당 8개씩 총 16개의 스톤을 투구하면 한 엔드가 끝난다. '알까기'하듯 상대팀의 스톤을 하우스 밖으로 밀어내는 것도 인정된다. 반대로 상대 스톤의 하우스 진입을 막기 위해 자신의 스톤을 벽처럼 세우는 전략이 나오기도 한다.

엔드가 끝났을 때 하우스의 중앙에 가장 가깝게 스톤을 보낸 팀이 해당 엔드를 승리한다. 이 때 하우스 안에 진입한 승리팀의 스톤 개수가 득점으로 인정된다. 10개의 엔드가 진행된 뒤 득점을 집계해 승패를 가린다.

컬링은 투구자 1명, 스위퍼 2명, 스킵 1명 등 총 4명이 한 팀을 이룬다. 4명 모두 돌아가면서 투구하되, 경기 흐름을 파악하고 전략을 구상하는 스킵이 리더 역할을 맡는다. 스위퍼는 스킵의 지시에 따라 솔처럼 생긴 '브룸'으로 얼음판 위의 미세한 얼음 알갱이를 닦아낸다.

평창올림픽에서는 최초로 컬링 믹스더블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기존의 컬링은 남성부, 여성부로 구분돼 경기가 진행됐다. 믹스더블은 남녀 한 쌍으로 팀이 구성된다. 스킵 없이 1명이 투구하면, 나머지 1명이 스윕하는 방식이다.

◇ '같지만 다른' 스키 종목들
 

7일 오후 평창동계올림픽 스키점프 경기가 열릴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독일 마르쿠스가 연습 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겨울 스포츠 중 가장 대중적인 종목은 역시 스키다. 한국스키장경영협회는 국내 스키 인구 규모를 480만 명가량으로 추산한다. 생활 스포츠로서의 저변은 넓지만, 올림픽에서의 스키는 조금 낯설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세부 종목들 특성 탓이다.

알파인 스키는 속도광에게 제격이다. 눈 덮인 슬로프를 누가 더 빠르게 내려오는지가 승부를 결정한다. 코스의 경사각이나 회전 폭 등에 따라 활강, 대회전, 슈퍼대회전 등의 세부 종목으로 나뉜다. 활강의 경우 선수들의 평균 속도는 시속 100㎞에 달한다.

반면 프리스타일 스키는 예술성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슬로프를 자유롭게 활강하면서 화려한 곡예를 선보인다. 모글, 에어리얼 등의 세부 종목으로 나뉜다. 심판이 각 선수들의 기술적 완성도에 따라 점수를 매긴다.

영화 '국가대표'로 우리에게 친숙한 스키점프의 경우 35° 가량의 급경사면을 시속 90㎞의 속도로 활강하다가 멀리 점프한다. 5명의 심판들이 비행과 착지 시의 자세를 보고 점수를 매긴다. 가장 높은 점수와 낮은 점수를 제외한 나머지 점수의 평균으로 순위가 결정된다.

앞서 살펴 본 종목들이 슬로프에서 열리는 것과 달리, 크로스 컨트리 경기는 눈 쌓인 들판에서 진행된다. 오르막과 평지, 내리막 비율이 각각 1/3 씩 포함돼 있다.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는 선수가 승리한다.

크로스 컨트리의 경우 다른 요소가 덧붙여져 별도의 종목으로 열리기도 한다. 노르딕 복합은 크로스 컨트리와 스키점프를 함께 치르는 종목이다. 강인한 체력은 물론 기술 또한 뛰어나야 하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종목으로 꼽힌다.

바이애슬론은 크로스 컨트리에 사격을 결합한 방식이다. 총을 등에 맨 선수들이 스키를 탄 채 일정 거리를 주행한 뒤에 정해진 위치에서 사격한다. 개인 경기의 경우 주행 중 4차례, 스프린트 경기의 경우 2차례의 사격을 실시한다. 과녁을 맞추지 못하면 1발 당 1분의 벌점이 가산되거나(개인 경기) 벌칙 주로를 추가로 돌아야 한다(스프린트 경기).

◇ 엎드리면 스켈레톤, 누웠다면 루지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7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라트비아스켈레톤 대표 토마스 두쿠르스가 얼음을 가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켈레톤, 루지, 봅슬레이 모두 썰매를 타고 1000~1500m 가량 길이의 코스를 가장 빠르게 달리는 선수가 이긴다는 점에서 흡사한 점이 많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이점이 더 많다. 스켈레톤 선수는 머리를 앞에 둔 채 엎드려서 썰매를 탄다. 반면 루지는 머리를 썰매 뒤쪽에 두고 바로 누운 자세로 경기가 진행된다.

겉보기와는 달리 스켈레톤과 루지에서 쓰이는 썰매는 완전히 다른 종류다. 스켈레톤 썰매는 강철 혹은 유리섬유로 제작된다. 루지의 경우 썰매에 쓰이는 날만 강철로 제작된다. 몸통은 나무다.

공기 저항을 받는 부위가 더 작은 루지의 활주 속도가 스켈레톤에 비해 더 빠른 편이다. 하지만 스켈레톤의 경우 머리로 코스 벽면과 충돌할 수 있어 부상의 위험도가 매우 높다. 실제로 스켈레톤의 경우 위험성 때문에 정식종목에서 제외됐다가 2002년 솔트레이크 올림픽에서 재채택되는 곡절도 겪었다.

◇ 최초 정식종목 채택된 '새내기' 종목들
 

지난해 2월 일본 홋카이도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매스 스타트에서 이승훈(맨 왼쪽)이 피니쉬라인을 향해 전력, 질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평창올림픽을 통해 최초로 동계올림픽 정식종목에 채택된 세부 종목들도 데뷔를 기다리는 중이다. 앞서 살펴본 컬링의 믹스더블을 포함해 빙속 매스스타트, 스노보드 빅 에어, 알파인 스키 팀 이벤트가 여기에 해당한다.

빙속 매스스타트는 스피드 스케이팅의 일종이다. 기존 종목에서 개인 간 레인이 분리돼 있었다면, 매스스타트에서는 쇼트트랙과 마찬가지로 어떠한 레인 구분도 없이 동시에 12~18명의 선수가 출발한다. 쇼트트랙이 111.12m의 짧은 거리를 달리는 반면 매스스타트는 400m 내내 자리 싸움이 치열하다.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지켜볼 수 있다.

스노보드 빅 에어의 경우 보드를 탄 채로 건물 10층 높이에서의 활강 뒤 도약해 플립, 회전 등 공중묘기를 선보이는 경기다. 알파인 스키에는 혼성 단체전인 팀 이벤트가 신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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