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박항서 열광...호치민 반열에 올린 사진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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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기자
입력 2018-01-2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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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나라에 승리본능 일깨운 명감독…한국인 인기 치솟아

[사진출처_온라인 커뮤니티]


베트남에서 호치민의 위치는 국부다. 호치민은 베트남의 민족운동 지도자로 반식민지 운동을 이끌었고 1945년에 베트남 민주 공화국을 선포해 정부수상과 국가주석을 지냈다. 호치민이라는 이름의 뜻은 '깨우치는 자'다. 지금 베트남에서 호치민 다음에 가는 자는 바로 박항서 감독이다.

호치민의 이름처럼 박항서는 베트남에 잠들어 있던 축구DNA를 깨우치며 승리 본능을 심어놨다. 베트남 대표팀은 결승에 진출하기까지 과정이 단순하지 않았다. 경기마다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이기는 경기를 지키거나 지고 있던 경기를 기어이 원점으로 만들어 승부차기까지 끌고가 결과를 뒤집었다.

베트남은 축구열기에 비해 피파랭킹이 상당히 낮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늘 세계무대에서 변변치 못한 성적을 거뒀고 그 아쉬움을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것으로 풀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 자신들의 축구대표팀이 돌풍의 중심이 됐다. 그 중심에 박항서 감독이 있는 것이다.

이제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가 넘치는 스타가 됐다. 베트남 기업의 후원이 쏟아지고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베트남 경기가 승리로 끝날때마다 국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베트남 국기와 자신들의 국부인 호치민의 사진, 그리고 박항서 감독의 사진을 같이 들고 다니며 기쁨을 표출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서울시청 앞 광장과 전국의 거리를 붉게 만들며 히딩크를 외치던 우리의 모습과 닮았다. 아니 똑같다.

베트남이 결승에 오르고 난 뒤 현지 유명매체인 '테 타오 앤드 반 호아'라는 베트남 매체는 "이 기사는 '테 타오 앤드 반 호아' 창간 후 가장 짧은 기사일 것이다"라는 부제와 함께 "감사합니다. 박항서"라는 단 한 줄짜리 기사를 게재했다. 가장 짧지만 가장 강렬한 기사다.

베트남의 결승 상대는 대한민국을 준결승에서 1-4라는 굴욕적인 스코어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한 우즈벡이다. 우즈벡은 8강전에서 일본도 4-0으로 완파했다. 사실상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결승까지 진출한 우즈벡과 압도적인 정신력으로 결승에 진출한 베트남.

대한민국은 늘 베트남의 응원을 받아왔다. 이제 우리가 베트남을 응원할 차례다. 오는 27일 열리는 결승전에서 베트남이 우승한다면 베트남 어딘가에 '박항서'라는 지명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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