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혼돈의 분위기.."대의를 위한 희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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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진 기자
입력 2018-01-19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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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사진=연합뉴스]


1. 청와대 "사과드립니다"

19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공개 사과했다.

이 총리는 제가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메달권 밖이기 때문에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었음을 인정한다. 제 발언으로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이 총리는 단일팀 구성으로 우리 측 선수들이 받을 불이익 논란에 대해 "여자아이스하키가 메달권에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팀은 세계랭킹 22위, 북한은 25위이다. 우리 팀은 올림픽에서 한두 번이라도 이기는 것을 당면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며 "북한 선수 가운데 기량이 뛰어난 선수 몇 명을 추가해 1∼2분씩 함께 뜀으로써 전력이 강화되는 것을 선수들도 받아들인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나오자 메달권이 아니면 출전 안 해도 되냐는 반응이 나왔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17일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입만 열면 정의, 공정, 평등을 떠드는 이 진보 정권의 국무총리 입에서 성적과 순위를 말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 마음에 상처를 주는 발언이 나올 줄은 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메달권이 아니면 출전 안 해도 되는가?"라고 꼬집었다.
 

[사진=SBS]


2. 20대는 남북 단일팀 구성 싫어!

지난 11일 SBS는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남북 단일팀 구성 의견 여론조사를 공개했다. 남북 단일팀 구성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72.2%, 찬성은 27.0%였다. 젊은층의 반대 여론은 더 높았다. 20대는 82.2%, 30대는 82.6%가 남북 단일팀을 반대한다고 응답했다.(9~10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 대상으로 실시,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유독 2030세대가 남북단일팀을 바라보는 시선이 냉소적 이유는 무엇일까? 통일연구원에서 발행한 '2017 남북통합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서는 20대는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28.8%에 그쳐 모든 연령대에서 제일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나왔다. 모든 연령대를 기준으로 2017년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57.8%였다. 이는 62.1%였던 2016년보다 4.3%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여자 아이스하키 엔트리는 23명이다. 여기에 북쪽 선수 6명을 충원해 29명의 남북 단일팀을 꾸린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IOC가 남북 단일팀만 엔트리를 29명으로 늘려주기를 희망하지만,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남북 단일팀이 꾸려지면 기존에 노력했던 한국 선수나 팀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냐는 논란이 커졌다. 통일에 대한 의지가 줄어든 2030세대 입장에서 대의를 위한 희생은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우리나라 선수들은 지금까지 노력하고 올림픽하나 바라보고 왔는데 그 선수들 생각은 안 하시는 겁니까?"라며 자신의 SNS 계정에 올렸다.
 

[사진=IIHF]


3.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은 남북 단일팀을 지지한다.

18일 'VOA'(미국의소리 방송)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이 평창 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은 "남북한의 예외적인 환경과 2018 평창 올림픽이 제공하는 기회를 고려할 때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스포츠를 통해 사회 발전과 평화를 구현하는 올림픽의 이상을 긍정적으로 반영한다"며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선수 확대 방안 등 구체적인 입장은 20일 열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남북한 대표단의 회동 결과 발표된 뒤 밝힐 계획으로 알려졌다.

 

아이스하키 훈련장에서 남여 아이스하키 대표팀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4. 아이스하키 팬 인권위 진정까지

지난 17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아이스하키 팬 홍모 씨가 남북단일팀 구성은 대표선수 23명의 행복추구권과 직업행사의 자유 등 인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진정을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상대로 냈다고 밝혔다.

홍씨가 작성한 지정서에는 "(단일팀 구성은) 소수의 인권을 희생해 대의를 이루겠다는 전체주의적 발상"이라며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서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하지만, 4년 뒤 열릴 동계올림픽은 객관적인 전력상 출전 가능성이 매우 낮아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 올림픽 출전 기회가 될지도 모르는 23명의 대표선수에게서 정부는 그 귀중한 기회를 빼앗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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