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달러 약세 가속화"…성장하는 유럽·일본 통화로 자금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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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8-01-1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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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세로 재정적자 확대 땐 달러 하락세 더욱 빨라질 수도

  • 美 일부 기업들에는 호재…지나친 인플레이션 유발 우려도

[사진=아이클릭아트]


미국 달러가 최근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올해도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경제의 동반성장으로 엔과 유로, 그리고 다른 신흥국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투자자들의 달러 외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90606a@]


◆ 지난해 달러 하락폭 2003년도 이후 가장 커 

지난해 달러는 거의 10% 정도 하락하면서 2003년 이래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12일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지수는 최근 3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세계 경제의 호전과 함께 유럽, 일본 등 중앙은행들이 통화확장 정책을 접고 정상화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투자 자금이 이들 국가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아직까지는 통화확장 정책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위원회(연준·Fed)가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유럽과 일본 역시 10년여간 계속되어 온 통화확장 정책을 정상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유럽과 일본의 경제성장은 올해 탄탄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달러의 경쟁력을 더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다우 산업지수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다른 국가들의 주가 상승에 비해서는 다소 뒤처지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성향을 반영한다고 WSJ는 지적했다. TD증권의 북미 FX 전략 대표인 마크 매코믹은 최근 투자 경향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이제 일본이나 유럽 같은 국가들에 투자하기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사실 최근 달러 하락은 많은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것과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달러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하락세가 완만하며 속도가 느리기는 하지만, 달러는 금리인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신호에도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하이다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대표인 세드 하이다르는 “최근 달러 강세를 야기할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이 전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이나 미 국채 수익률 상승에도 달러의 가격은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이다르 대표는 달러가 말레이시아, 칠레, 콜롬비아 등 원자재를 주로 생산하는 국가의 통화에 대해서도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美 감세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도 달러 하락 부추길 것 

많은 전문가들은 또 미국의 감세정책으로 인해 달러 약세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규모 감세로 인해 미국의 재정 적자가 더욱 확대될 것이로 보이기 때문이다. 재정적자가 확대될 경우, 미국 정부가 국채를 내다팔 가능성이 더 높아지면서 달러 약세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 삭스와 JP 모건은 미국의 재정적자가 1조 달러 혹은 2019년에는 GDP의 5% 수준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9월에 마감된 회계연도 기준으로 미국의 재정적자 수준은 6640억 달러이며, GDP의 3.4%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최근의 하락은 지난 10년간의 지속적 상승에 따른 조정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11년 이래로 강세를 보여온 달러는 미국의 경제 상황에 비해 더 많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달러 가치의 점진적 하락은 미국의 대기업들에는 희소식일 수 있다.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출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약달러는 물가 상승을 유발하면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력을 더욱 키워줄 수 있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달러의 지속적인 하락은 미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주식 가치에도 타격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준의 금리인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친 달러의 급락은 금융당국이나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물가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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