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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롯데푸드, ‘82년생 김지영’ 패러디 공식사과…SNS마케팅 ‘아차하면 후폭풍’

이서우 기자입력 : 2018-01-14 17:14수정 : 2018-01-22 17:00
베스트셀러 빗대 ‘82년생 돼지바’ 올렸다가 네티즌 비난에 삭제 스타벅스·BHC 등 여성비하 마케팅으로 논란 야기한 경우 많아

롯데푸드 SNS운영팀에서 공식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83년생 돼지바 패러디 사진(왼쪽)과 사과문[사진=롯데푸드 공식 인스타그램]


롯데푸드가 지난해 베스트셀러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패러디 해 온라인마케팅을 하다 소비자 비난으로 하루 만에 공식 사과하는 촌극을 빚었다.

롯데푸드는 14일 오전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82년생 김지영을 ‘83년생 돼지바’로 패러디한 것에 대한 사과문을 올렸다.

전날 83년생 돼지바라는 제목의 책을 들고 있는 사진을 찍어 올린 것이 화근이었다. 책 표지에는 “사람들이 나보고 관종이래”라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관종은 관심종자의 줄임말로, 남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을 뜻하는 비속어다. 

롯데푸드가 패러디 한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여성들이 직장과 육아 등 일상에서 겪는 차별을 날카롭게 묘사한 조남주 작가의 작품이다. 20~40대 여성들의 폭넓은 공감을 얻어내며 지난해 페미니즘 열풍을 불러일으켰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감명 깊게 읽은 책인데 이런 식으로 가볍게 소비한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 “롯데푸드는 대체 이 책이 어떤 내용인지는 알고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베스트셀러라 단순 패러디 한 것 같다”, “귀여운 마케팅으로만 보인다”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롯데푸드는 논란이 커질 기미가 보이자 곧바로 해당 사진을 SNS에서 삭제하고 사과문을 통해 “콘텐츠에 보내준 염려와 비판에 깊은 반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베스트셀러 패러디에 집중한 나머지 책 내용이 담고 있는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표지에 쓴 관종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도 롯데푸드는 “소비자 관심을 얻고자 하는 콘텐츠 제작팀의 노력을 나타내고자 했을 뿐 특정성향에 대한 편견이나 혐오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회사는 이번 일에 대해 82년생 김지영 원작 작가에게 별도로 사과 조치를 하는 한편 온라인 콘텐츠 게시 과정에 ‘검증’ 단계를 추가하기로 했다.

최근 식품·외식업계는 소비자와 밀접한 소통을 위해 온라인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이번 롯데푸드 사례처럼 여성 비하적인 뉘앙스로 마케팅을 하는 실수로 뭇매를 맞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해 매장 이용 안내 캠페인을 벌이면서 예시 그림이 잘못됐다는 비난을 받았다. 캠페인 그림 속에서 1인 고객이 4인 자리를 혼자 쓴다거나, 반려견을 데리고 와 주변을 불편하게 만드는 등 피해를 주는 것으로 묘사된 인물들이 모두 여자였기 때문이다.

치킨업체 BHC는 2015년 ‘맛초킹’을 선보이면서 ‘이 시대 약자인 남자를 위한, 남자에 의한, 남자의 치킨’이란 콘셉트로 광고해 여성 소비자들을 외면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유행이 워낙 빠르다 보니 소비자들을 따라가려고 노력은 하는데 업체들이 그에 많이 못 미치는 것 같다”며 “온라인 마케팅 담당자 개인의 단순 실수일 때도 있지만, SNS는 파급력도 크고 기록도 오래 남아 게시물을 올릴 때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