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금융] 신탁업계, 미분양 공포에 '덜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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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18-01-1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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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토지신탁 '강진 코아루 블루핀' 194가구 모집에 7가구만 청약

  • -신탁사 차입형 토지신탁 부실 우려 ↑

이달 초 미분양된 강진 코아루 블루핀 조감도


올해 주택 공급 과잉에 따른 미분양 공포가 부동산 시장 안팎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신탁사가 시행을 맡은 단지의 청약 미달 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장의 분양률이 떨어질 경우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자비용도 물어야 하기 때문에 신탁사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최근 몇년 동안 주택 사업을 빠르게 키워 온 신탁업계가 부실 확대 우려에 긴장하고 있다.

11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이 이달 초 일반분양을 실시한 전남 강진 코아루 블루핀의 청약 결과, 194가구 모집에 단 7명만이 신청했다.

한국토지신탁의 미분양은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작년 9월 분양한 경기 포천 신읍 '코아루 더 스카이'가 미분양됐고, 11월 청약 접수한 경기 이천 '코아루 휴티스 1·2단지'도 청약 미달됐다. 이외에 동해, 서천 등에서도 미분양 단지들이 나왔다.

코리아신탁이 지난해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서 선보인 안산 '천년가 리더스카이'의 경우에도 1·2순위 모두 미분양이 발생했다.

문제는 올해 주택 공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어서 미분양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44만여 가구로 작년과 비교해 5만 가구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분양 시장 양극화로 지방의 경우 단 한명의 청약자도 없는 단지가 나올 정도로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주택산업연구원의 분양경기 실사지수(HSSI)를 보면 지난달 전국 HSSI 전망치는 67.3으로 전월보다 4.7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서울은 84.8이었지만 지방은 65.9로 격차가 심했다.

이같이 지방을 중심으로 주택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신탁사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신탁사들은 직접 개발에 나서는 차입형 토지신탁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아 분양률이 떨어질 경우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이자비용도 부담해야 한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부동산 개발 경험과 자금이 부족한 토지소유자가 토지를 신탁사에 위탁하면 신탁사가 개발에 필요한 자금, 공사발주, 관리, 운영 등을 대신한 후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나누는 구조다. 신탁사가 자금을 우선 조달하는 만큼 재무 레버리지가 확대되고,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 유동성 위험이 커져 신탁사가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이같은 우려가 나오면서 나이스신용평가가 최근 대한토지신탁의 단기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한 계단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최근 몇년간 신탁업계가 보여준 고속 성장은 높은 위험 부담을 통해 얻은 것"이라며 "차입형 토지신탁은 성장과 수익의 기회를 줬지만 이면에는 신탁계정 대여금과 차입부채의 급격한 증가, 부실완충력 지표 저하 등 더 많은 리스크 부담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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