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대출 시장 중국이 먹으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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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7-12-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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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중은행 빠진 자리 자본력으로 공세

#. 2019년 3월 준공을 앞둔 경기도 한 신도시의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중도금 집단대출 은행 선정 문제로 최근까지 심란했다. 제1금융권인 시중은행들로부터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으로 인해 집단대출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이다. 썩 내키지 않지만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된 상황에서 중국 공상은행이 중도금 대출을 취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일부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선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2금융권보다 중국계 은행이 어떠냐는 의견들이 나왔다. 수도권 신규 분양 아파트도 비슷한 처지다.

국내 시중은행들의 주무대였던 중도금 대출 시장에서 중국계 은행이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시중은행들이 주춤한 사이 막대한 자본금을 바탕으로 한 중국계 은행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입주예정자들은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저축은행보다 낫다는 반응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 공상은행은 마곡 입주 LG그룹 임직원들과 세종시 입주 한화그룹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니하오 개인주택담보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힐스테이트 미사역'의 중도금 대출에도 적극 참여했다.

중국 공상은행의 등장에 중도금 대출자들은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상호가 생소한 것은 물론 중국 자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대출자들은 최근 1금융권이어서 안심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급선회했다. 일단 중도금 대출을 받은 후 잔금 대출 때 갈아타도 된다는 인식 역시 강해지고 있다.

사실 저축은행이 중도금 대출을 맡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순서에서 1금융권에 밀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시중은행들이 대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저축은행으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문제는 저축은행은 중도금 대출을 주로 신용대출로 잡기 때문에 개별 차주는 신용등급이 하락하게 된다. 원리금을 잘 납부하면 신용등급이 다시 회복된다지만 대출자들에게는 찜찜한 일이다.

공상은행이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서 관심을 받는 이유다. 중국계 은행들은 이제 막 개인고객 영업을 시작하는 단계여서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대출 규제 압박에서 보다 자유로운 상태다. 개인을 상대로 더욱 공격적인 대출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 입주예정자는 "저축은행에서 중도금 대출을 받으면 신용등급이 1~2등급 떨어진다"며 "추후 대출 받을 일이 또 생길 수 있는데 이 같은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중국계 은행이 더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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