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금감원 리빌딩 성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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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원 기자
입력 2017-11-2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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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도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과 비슷한 점이 많다. 어느 팀이 이기고 졌는지에 대한 얘기는 아니다. 한 팀을 어떤 선수로 구성하고, 어떻게 조직력을 발휘하는지 보면 닮은 점이 많다는 얘기다. 즉, 사람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야구에서는 선수가 그렇다. 선수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성적도 바뀐다. 리빌딩이라는 말을 야구에서 자주 쓴다. 전력을 키우려고 기존 선수를 내보내거나 새 선수를 뽑는 것을 뜻한다.

리빌딩에 성공한 팀은 좋은 성적을 낸다. 올해 우승한 기아타이거즈가 좋은 예다. 젊은 선수와 고참 선수를 고르게 모았다. 즉, 신구 조화가 잘 이뤄졌다. 용병으로 불리는 외국인 선수도 제 몫을 다했다.

반면 1년 전 3위에서 올해 6위로 뚝 떨어진 엘지트윈스는 리빌딩에 실패한 대표적인 팀이다. 한때 기대를 모았던 젊은 선수가 많았지만 올해 보여준 기량은 기대에 못 미쳤다. 일부 고참 선수는 시합에서 뛸 기회조차 제대로 못 얻었다. 신구 조화가 엉망이었다는 얘기다. 더욱이 외국인 선수마저 힘을 못 썼다. 리빌딩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 구단뿐 아니라 어느 조직이든 리빌딩이 중요하다. 새로 출범한 정부는 주요 부처와 기관 인사를 단행해왔다. 기업도 연말을 맞아 새 임원을 뽑느라 분주하다. 금융권에서는 리빌딩에 한창인 금융감독원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금감원은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리빌딩이 다소 늦어졌다. 그래도 얼마 전 다수 임원을 새로 선임했다. 조직 혁신을 위한 태스크포스도 운용하고 있다.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조직 개편을 끝내기로 했다.

'인사만사(人事萬事)'라고 한다. 사람이 전부라는 뜻이다.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일이 잘 풀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금감원은 과거 채용비리 탓에 곤혹을 치렀다. 인사로 무너진 신뢰는 인사로 만회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흥식 신임 금감원장이나 그가 새로 뽑은 유광열 수석부원장에게 기대하는 역할도 막중하다. 최흥식 원장은 금감원 리빌딩을 심사숙고해왔을 것이다. 그런 결과로 선임하고 있는 새 임원이 이제 믿음에 응답할 차례다. 금감원이 리빌딩에 성공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물론 과거에서도 배울 게 많다. 신구 조화가 제대로 이뤄져야 성공적인 리빌딩이 가능하다. 금감원을 떠나는 임원 역시 어려움 속에서 많은 결실을 만들어냈다. 진웅섭 전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와 함께 대우조선해양 문제를 매듭지었다. 서태종 전 수석부원장이 제안한 '금융꿀팁'도 유익한 금융정보를 제공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콩 증시가 추락할 때 주가연계증권(ELS) 신규발행을 금지시킨 점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선제적인 조치로 여겨진다. 불필요하거나 형식적인 규제를 완화해 금융사가 느끼는 부담을 덜어줬던 점도 긍정적이다. 금감원을 이끌 새 얼굴도 꼭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올해 프로야구는 끝났다. 이제 구단마다 내년을 위한 리빌딩을 준비하고 있다. 일부 구단은 과감히 감독을 바꿨고, 큰돈을 들여 외부 선수도 영입했다. 이런 노력은 내년에 결과로 드러날 것이다. 금감원 리빌딩도 이제 시작이다. 인사가 만사다. 성공적인 리빌딩을 위한 신구조화가 잘 이뤄지기를 바란다. 내년 신임 금감원장을 비롯한 모든 임원이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을 내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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