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이 뭐길래? ETF 대전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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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입력 2017-11-2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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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당금 재투자해 얻은 수익까지 반영, 기관 투자자 부담 줄어들어

  • 삼성자산운용 '코덱스200TR ETF' 상장…수수료 인하도 불가피

이름도 낯선 '토털 리턴'(TR)이 자산운용업계 상장지수펀드(ETF) 대전을 더욱더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코덱스200TR ETF'를 21일 코스피에 상장한다.

TR ETF는 주가 변동뿐 아니라 배당금을 재투자해 얻은 수익까지 반영한 지수를 추종한다. 이에 비해 기존 ETF는 배당금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프라이스 리턴'(PR) 방식을 택했었다. 즉, 코스피200 등락만을 반영해왔다.

배당금 운용뿐 아니라 수수료도 차이가 있다. 코덱스200TR ETF는 운용보수를 0.10%로 책정했다. 기존 '코덱스200 ETF'(0.15%)에 비해 0.05%포인트 적게 받는다.

삼성자산운용이 수수료 인하 경쟁에 불을 댕긴 셈이다. ETF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점유율 등락이 회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 실제로 ETF 순자산은 2015년 21조원에서 최근 30조원으로 약 43% 늘어났다.

금융당국도 이런 흐름을 반영해 연금저축계좌가 ETF를 담을 수 있도록 했다. 정책적으로 ETF 시장이 다시 한 번 판을 키울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업계에서는 TR ETF를 기관투자자를 겨냥한 상품으로 보기도 한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가 ETF를 활용하기에는 운용보수가 다소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

TR ETF는 운용보수를 내렸을 뿐 아니라 배당금도 자동으로 재투자해 기관 부담을 이중으로 줄여줬다. 얼마 전 공무원연금이 국내 연기금 가운데 처음 ETF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삼성자산운용이 TR ETF를 내놓자 경쟁사에서는 특혜라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지금껏 자산운용사는 ETF를 유형별로 1개씩만 등록할 수 있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TR이나 PR은 모두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같은 상품"이라며 "(ETF 상장을 심사하는) 거래소가 이미 과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에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자산운용이 보유한 ETF 순자산은 10월 말 15조3000억원으로 전체에서 약 50%를 차지했다.

반면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TR 방식을 더 많이 택하고 있다"며 "유사 상품 논란으로 몰아붙여 출시를 막을 게 아니라 시장에서 선택하도록 놔두는 게 맞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타이거200 ETF' 기초자산을 코스피200TR로 바꿔 맞불을 놓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TR 방식에 대한 세법이 기존 ETF와 달라 확인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얼마 전 주요 자산운용사가 금융투자협회에 모여 관련질의를 했고, 이를 국세청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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