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이 세상, 절대 혼자 못 삽니다"…영화 '침묵', 최민식과 후배들의 완벽 조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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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7-10-2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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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침묵'의 주역들[사진=연합뉴스 제공]

“이 세상은 절대 혼자 못 삽니다.”

10월 24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침묵’(감독 정지우·제작 용필름·제공 배급 CJ엔터테인먼트)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첫 공개된 영화는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수경 분)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 임태산(최민식 분)의 이야기를 담았다. 최민식에 의한 최민식을 위한 영화일거라 생각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배우 전체하 함께 움직이는 어떤 조립(組立)과 같았다.

정지우 감독은 “여러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길 바랐다. 연출자의 첫 번째 목표는 반짝반짝 빛나는 배우들을 모으는 거다. 운이 좋게도 지금 배우들을 만나게 됐고 그들이 각자 자기 갈 길을 가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그들이 가는 길을 뒤따라가면서 (캐릭터들이) 뛰던 달리던 멈추던 마음껏 할 수 있게 도와주고자 하는 연출적 목표가 있었다. 모든 ‘전체’는 그런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구성은 최민식이 있기에 가능했다. 극 중 모든 인물들이 임태산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만큼 “꼭 최민식이어야만 했다”고.

정 감독은 “최민식 선배와는 1999년 ‘해피엔드’ 이후 18년 만에 만났다. 그 사이에 우연히 뵙긴 했지만 작품을 다시 하면서 미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상태가 됐다. 그 기분이 너무 흥미진진하더라. 한 남자가 절정에 다다르고 있는 기운을 볼 수 있게 하면서 어떤 디렉션을 주기보다 머리를 맞대고 함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정리했다. 그렇기 때문에 선배님과 젊은 배우들이 어우러지며 여러 흥미진진한 장면이 만들어진 것 같다”며, 안팎으로 최민식이 중심을 잡아주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은 어땠을까? 사건의 열쇠를 쥔 유일한 목격자 김동명 역을 맡은 류준열은 “첫 촬영을 최민식 선배와 함께 했다. 현장에서 배우 대 배우로 만나고 있다는 생각이 아니라 인물 대 인물로 만난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굉장히 짜릿한 경험이었다. 카메라가 돌고 연기하는 순간만큼은 선배님이 임태산으로 보였다. ‘이런 걸 하려고 연기를 시작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최민식과 함께한 소감을 전했다.

영화 '침묵'의 최민식(오른쪽)과 류준열, 박신혜[사진=연합뉴스 제공]


미라의 변호를 맡은 신념 있는 변호사 희정 역의 박신혜는 “태산그룹 사무실에서 태산과 첫 만남을 가지는 게 우리의 첫 촬영이었다. 선배님과 한 카메라 안에 어떻게 담길 수 있을까 떨렸었는데 현장에서 부드럽고 따듯하게 잘 이끌어주셔서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꿈 같은 상황이 펼쳐지니까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고 연기 호흡을 맞췄던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박신혜의 말에 많은 배우들이 “마찬가지였다”고 거들어 훈훈함을 자아냈다.

후배들의 칭찬 릴레이에 최민식은 멋쩍은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낯간지러워 못 듣겠다”면서도 “아우님들 덕을 많이 봤다. 극 중 임태산 대사 중 ‘이 세상, 절대 혼자 못 산다’는 말이 있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서로 돕고 버팀목이 되지 않으면 어우러질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는 임태산이라는 남자의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박신혜를 비롯해 이하늬, 박해준, 조한철, 이수경, 류준열까지 똑똑하고 영리하며 매력적인 정체성을 가진 아우들이 있었기에 영화가 완성될 수 있었다. 이 친구들의 덕이 컸다”며 칭찬을 돌렸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최민식과 인물들의 복잡한 관계성이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최민식은 이하늬와 연인을 연기, 묵직한 멜로 감성을 더했다.

이하늬는 “최민식 선배님 눈에서 살기가 아닌, 사랑할 수 있는 남자의 눈빛이 느껴졌다. 첫 장면부터 그랬다.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며, “최민식 선배님은 소년의 눈을 갖고 있더라. 정말 사랑하는 태산으로 온전히 연기했다. 행복하게 촬영했다”고 멜로 연기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영화 '침묵'의 주인공, 배우 최민식[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에 최민식은 “이하늬의 연기에 놀랐다. 솔직히 우려도 있었지만 국악을 해서 그런지 아픔을 아는 것 같더라. 표피적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아픔을 깊숙이 아는 사람 같아 믿음직스러워졌다”고 거들었다.

이어 “대사 한 마디, 시선 처리 등은 다 비슷한데 얼마나 마음에서 나오느냐가 중요하다. 이하늬 연기에 반했다.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는 걸 깨닫게 됐다. 같이 호흡을 맞추면서 많이 배웠다”고 추켜세웠다.

배우들의 열연과 정지우 감독의 촘촘한 연출이 빚어낸 묵직하고 쓸쓸한 드라마. 정 감독은 “법정 드라마를 충분히 즐기실 수도 있고 팁을 더 드리자면 임태산의 속마음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을 거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의 마음을 미루어 짐작하다 보면 영화를 몇 배 더 즐겁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알렸다.

영화의 중심이자 사건의 중심, 최민식은 “‘너무 무거운 거 아닌가?’ 그런 감정을 가지고 오셨다가 각자 얻어가는 게 분명 있으실 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선입견도 드리고 싶지 않다. 저 역시도 아무 생각 없이 봤는데 좋았던 영화들이 더 많았다. 가을에 연인, 친구들끼리 오셨다가 영화를 보고 담소거리가 생기길 바란다”며 예비 관객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한편 영화 ‘침묵’은 오는 11월 2일 개봉된다. 러닝타임은 125분, 관람 등급은 15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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