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합종연횡’ 트렌드, 한국은 ‘멍 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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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기자
입력 2017-10-2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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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종이나 국가간 영역을 파괴하는 형식으로 ‘무한경쟁’ 돌입

  • “韓 고부가 기술개발 넘어 미래 선도형 산업 구조 변혁 필요”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선도 사업자들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한 해법으로 산업군을 넘나드는 합종연횡 시대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경영 마인드는 아직까지 ‘우물 안 경쟁’에 그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들어 글로벌 기업들의 협업은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업종이나 국가 간 영역을 완전히 파괴하는 형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IT 기업 애플이 제조업체에서 디지털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GE와 손잡고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 모바일 분야 절대 강자인 애플과 항공, 제조, 보건,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를 이끌어온 GE의 동맹이 서로에게 있어 ‘시너지’로 다가온 것이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산하의 미국 이동통신업계 4위의 스프린트와 3위의 T모바일 US를 합병하기로 독일 도이체텔레콤과 합의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이는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에 대비해 고객기반 및 인프라를 확대함으로써 미 이통사 1위인 버라이즌, 2위인 AT&T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업체 포드는 경쟁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제휴한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Lyft)와 손잡고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에 가세했다. 자율주행차와 차량공유, 전기차 등에서 GM에 뒤처졌다고 평가받는 포드가 GM 자금이 들어간 회사와의 협업도 마다하지 않으며 미래기술 확보전에 뛰어든 것이다.

리프트는 경쟁사 우버의 투자자인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으로부터 약 10억 달러를 투자받는 것도 검토하고 있어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업체 간 합종연횡은 긴박하게 흐르고 있는 양상이다.

아마존과 MS가 양사의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를 상호 개방하는 제휴를 체결한 것 또한 글로벌 IT 대기업들 간 합종연횡이 이제는 불가 원칙이 아님을 보여준다. 뉴욕 타임스는 양사의 제휴를 두고 “인공지능 홈 스피커는 차세대 디바이스의 핵심인데, IT 대기업들이 이러한 신기술을 놓고 협력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내 대기업들의 혁신적인 지형 변화는 감감무소식이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중 40% 이상이 최근 10년 새 교체됐지만, 제조‧금융 중심의 전통 대기업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구조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의 경우는 첨단 IT서비스 기업들이 시총 상위로 약진하며 급속한 판도 변화를 이끌어 우리와 대비됐다.

미국의 경우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IT전기전자 및 서비스 기업이 11곳이나 되는 반면, 한국은 6곳으로 절반에 그쳤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혁신성 면에서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기업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실패로 끝난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도 시장점유율을 규제하고 있는 현행 법률과 배치된 점이 크게 작용한 사례다. 일각에선 정부가 이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들을 풀어 방송·통신의 융합을 이끌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ICT의 발달로 세상의 모든 기업들이 기존의 사업영역을 뛰어넘고 있는 무한 경쟁 시대가 가속화됐다”면서 “한국의 4차 산업혁명의 비전은 고부가 제조기술‧제품 개발을 넘어 미래 선도형 산업을 실현할 수 있게 만드는 구조 변혁에서 찾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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