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에릭 에더 몽블랑코리아 지사장 "한국의 '빨리빨리'가 분발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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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온유 기자
입력 2017-10-2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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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른 나라는 없는 '만년필 이니셜 프린팅 서비스' 각광

  • 아내는 한국인... 차돌된짱찌개 가장 좋아해요

에릭 에더 몽블랑 코리아 지사장이 지난 15일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몽블랑 제공]


몽블랑의 시작은 19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 함부르크 태생의 은행가였던 알프레드 네헤미아스와 베를린 태생의 엔지니어였던 아우구스트 에버스타인은 '짐플리치시무스 펜'을 생산한 순간이다.

이후 빌헬름 잠보어와 크리스티안 라우센, 클라우스 요하네스 포스가 사업을 이어받아 메종 몽블랑의 기틀을 마련했다.

몽블랑은 유럽 전통의 장인정신을 고수하면서도 개척정신을 발휘하는 '양면적인 브랜드'다. 덕분에 과거는 물론 4차 산업혁명이 찾아온 지금에도 여전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몽블랑이 우리나라에 정식 진출한 시기는 2014년이다. 이후 4년간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한 성장세를 이끌어간 데는 에릭 에더 몽블랑 코리아 지사장의 공헌이 컸다. 그는 특히 한국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부인이 한국인인 것은 물론 차돌된장찌개를 좋아하고 한국 소설과 영화 마니아이기도 하다.

그는 몽블랑 코리아 지사 근무를 자청, 지사장으로서 어느덧 2년차를 맞이했다.

에더 지사장은 1994년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그룹을 시작으로 고급 브랜드 세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스테파노비-베르루티와 크리스티앙 디오르 향수 등 다양한 브랜드를 거쳐 2016년 몽블랑에 정착했다.

에더 지사장은 "브랜드들은 저마다의 목표나 문화, 가치가 다르다"면서 "몽블랑의 경우 역동성을 중심 가치로 두고 개척정신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개척정신을 가지고 있는 선구자적인 자세,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반영하는 실험적인 태도, 그에 수반하는 세련미와 장인정신에 각별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실제 몽블랑은 전통 브랜드이면서도 혁신을 거듭해왔다. 다소 예스럽게 여겨질 수도 있는 '만년필'로 브랜드를 시작했지만, 시계와 주얼리, 레더 컬렉션에 이어 현재는 4차 산업혁명과 결부한 스마트 제품까지 제작하고 있다.

에더 지사장은 "한국은 '빨리빨리' 문화가 있는 나라"라며 "이러한 전반적인 성향은 몽블랑이 역동성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데 큰 동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몽블랑에는 없는 서비스를 우리나라에서만 선보이기도 했다. 바로 '마카주' 서비스다.  마카주란 몽블랑 제품에 고객이 원하는 문양이나 이니셜을 프린팅해주는 서비스다. 크기와 색깔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에더 지사장은 "커스터마이징(맞춤서비스)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취향을 고려해 한국에서만 단독으로 선보인 서비스가 바로 마카주 서비스"라며 "이 외에도 아티스트와의 협업 등 진보적 시도를 통한 신제품을 내년쯤 선보일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궁극적으로 몽블랑이 추구하는 바는 '럭셔리 라이프 스타일'에 영감을 주는 브랜드다.

에더 지사장은 "'일상에 액세서리를 더한다'는 주제로 두 가지 목표를 잡았다"면서 "레더 컬렉션과 필기구, 시계에 주력하면서 한편으로 주얼리나 향수, 선글라스 등 판매 제품군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제품군 확대로 삶 전반에 몽블랑 제품을 더하고, 그로써 럭셔리 라이프를 완성시킨 다는 목적이다.

동시에 에더 지사장은 럭셔리 라이프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의했다.

그는 "럭셔리 라이프는 절대적인 가격이 좌우하는 개념이 아니다"라며 "다소 추상적일 수 있지만, 하나의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그것에 깃든 장인정신을 이해하고 그것을 즐길 줄 아는 태도를 뜻한다"고 전했다.

럭셔리 라이프라는 목표 아래 몽블랑 매장도 네오 부티크 콘셉트로 변신 중이다.

네오 부티크 매장은 몽블랑 뿌리인 필기구의 유기적인 느낌을 살려 곡선미가 돋보이는 가구를 배치하고, 장인들의 작업대를 연상시키는 나무 질감의 가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에더 지사장은 "네오 부티크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기존 매장에 디지털 개념을 더해 고객의 더 나은 경험을 추구하는 곳"이라며 "정통성 있는 제품에 마카주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가교 역할을 제공하고 있다"고 요약했다.

한편, 몽블랑은 별도의 몽블랑 문화재단을 설립해 전세계 10여개 국가에 대한 문화예술 후원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단순히 사업을 후원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국가에서 개인적인 시간과 재정을 투자한 '후원자'를 선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상자들은 한정판으로 출시되는 '문화예술 후원자상 펜'과 함께 1만5000유로(약 2000만원)를 전달받는다.

에더 지사장은 "올해 26회를 맞이한 문화예술 후원자상에 한국에서는 이호재 가나아트센터 회장이 선정됐다"면서 "기본적으로 차세대 후원자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인물을 고심해 선택한다"고 밝혔다.

이어 "몽블랑은 필기 문화에 기반을 둔 브랜드이기 때문에, 예술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숨겨진 문화 예술 후원자들을 발굴하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에더 지사장은 임기 동안 몽블랑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싶다는 강한 포부도 드러냈다.

그는 "계속적으로 한국의 몽블랑 사업을 이끌어가면서, 유능한 팀원들과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며 "세련되고 역동적인 한국 소비자들의 삶을 진정한 럭셔리 라이프로 만들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했다.
 
◆에릭 에더는 누구?

프랑스 태생으로, 스트라스부르 법학대학과 랭스 비즈니스스쿨을 졸업했다.
 
이후 1994년 LVMH 입사해 2008년까지 LVMH 산하 다수 브랜드를 담당했다. 1997년까지는 루이뷔통을, 1998년부터 1999년 사이엔 스테파노비-베르루티를, 2003년까지는 크리스티앙 디오르 향수를 맡고 2008년까지 겔랑 브랜드에 몸담았다.

이후 2009년 시세이도&로레알로 일터를 옮기고 2016년 몽블랑으로 이동해 현재의 몽블랑 코리아 지사장으로 취임했다. 아트 컬렉터로도 유명한 에더 지사장은 한국 문화와 미술에 대한 애정과 조예가 깊고, 스키·골프·축구 등 각종 스포츠를 취미로 즐기고 있다.

◆몽블랑은 어떤 회사?

몽블랑은 1906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은행가 출신 알프레드 네헤미아스와 베를린 태생 엔지니어였던 아우구스트 에버스타인이 펜을 생산하면서 처음 탄생했다.

이후 빌헬름 잠보르와 크리스티안 라우센, 클라우스 요하네스 포스가 사업을 이어받아 몽블랑 사업의 틀을 마련했다. 1924년에는 몽블랑의 아이콘이 된 ‘마이스터스튀크(Meisterstück)’를 비롯한 필기구를 제작했다.

현재는 필기구를 넘어 시계와 주얼리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했으며, 레더 컬렉션 폭도 넓혔다. 동시에 필기구 메커니즘이나 시계 무브먼트, 가죽 가공 공정 등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다.

리치몬트그룹 자회사인 몽블랑은 현재 전 세계 70여개 국에서 500개 이상의 부티크를 운영 중이다. 엠블럼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산인 몽블랑의 눈 덮인 정상을 형상화해 만들었다.

특히 필기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브랜드인 만큼 현대미술부터 신예들의 공연 무대, 클래식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예술과 문화를 후원하고 있다. 1992년에는 몽블랑 문화재단을 설립, 함부르크 본사에 미술 작품 200여점을 전시하는 ‘몽블랑 커팅 에지 아트 컬렉션‘, 문화예술 후원을 위한 노력을 치하하는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을 비롯한 문화예술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한국에는 1974년 유로통상을 통해 처음 진출했으며, 2014년 한국지사를 설립하며 직진출을 결정했다. 현재 백화점·아웃렛 부티크 30개 매장과 13개 면세점 매장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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