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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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7-10-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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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감서 채용비리 거센 질타

  • 임원 연루 새로운 비리 드러나

  • "송구스럽다…관련자 엄중 조처"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송구스럽습니다."

취임 한 달째인 최흥식 금융감독원 원장은 연신 고개를 숙였다. 금감원 임원이 연루된 또 다른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말을 잇지 못했다.

17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대상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잇단 채용비리에 대한 의원들의 거센 질타에 최 원장은 "송구스럽다"고 되풀이하며 "비리 관련자를 엄중히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감은 처음부터 잇단 채용비리, 차명 계좌 주식거래 등 금감원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는 질의로 시작했다. 이학영 의원은 "금감원 감사결과를 보면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며 "어떻게 이 지경까지 왔나. 적어도 누군가 양심선언을 했으면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났겠냐"며 강하게 질타했다.

앞서 감사원은 9월 금감원을 대상으로 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 내용은 참담했다. 부당채용과 임직원의 금융투자상품 부당 거래 등 52건에 달하는 비위 행위가 적발됐다. 변호사 특혜 채용이 발각되고 얼마 되지 않아 또 다시 채용비리가 드러나며 금감원은 올해 들어 두 번이나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아야 했다.

잇단 채용비리로 금감원의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한 만큼 이날 국감에서는 도덕적 해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컸다.

전해철 의원은 "채용비리에 연루된 이병삼 부원장보는 인사조직문화혁신 TF 구성원이었다"며 "비리 대상인 사람을 TF구성원으로 할 정도로 자체 개혁을 할 역량이 부족하다"고 셀프 쇄신에 의문을 제기했다.

◆ 새로운 채용비리 의혹에 최 원장 "면목 없다"

의원들의 질타에 최 원장은 "각종 일탈로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비리 관련자를 엄중히 조처하고 감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국감을 코앞에 두고 채용비리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는 서태종 수석부원장, 이병사 부원장보의 사표를 수리하며 채용비리를 일단락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이번 국감에서 금감원 임원이 연루된 새로운 채용비리가 드러나면서 도덕적 해이 문제는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실은 우리은행 인사팀이 작성했다는 '2016년 우리은행 신입사원 공채 추천현황 및 결과'라는 제목의 문건을 공개하고 우리은행이 지난해 신입사원 공채에서 금감원을 포함해 국가정보원, 은행 주요 고객의 자녀와 친인척 등 16명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문건에는 총 16명의 이름과 생년, 성별, 출신학교와 함께 해당 인물의 배경이 되는 관련 정보와 추천인이 적혀있다. 예컨대 한 지원자의  정보란에 금융감독원 이○○ 부원장(보) 요청이라고 쓰여 있다. 심 의원은 "금감원 연루자 한 명은 이상구 부원장보 요청이고, 나머지 한 건은 금감원 요청으로 기재돼 있다"며 "금감원에서 내부 확인 및 감사를 통해 엄중 조처하고 결과를 보고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채용비리는 공직 사회에 뿌리 깊은 인사비리 때문이다"며 "정부는 채용비리 청탁 관행을 공직사회에서 뿌리 뽑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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