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의 시시각각(時時刻刻)] ​中 당대회와 韓 동북아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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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단국대교수(국제정치학 박사)
입력 2017-10-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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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진호 아주경제 중국전문 대기자·단국대교수(국제정치)]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오는 18일부터 열릴 예정이다.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7차 전체회의(7중전회)가 11일 시작됐다.

공산당은 7중전회에서 총서기(공산당), 주석(국가) 및 군사위 주석(공산당과 국가)인 중국 국가 ‘핵심(核心)’ 시진핑 집권 1기(2012~2017년) 5년간의 성과를 평가하고 제19차 당대회에서 발표할 보고서, 당장(黨章) 수정 초안과 18기 중앙기율위원회 보고서 등을 발표한다. 연이어 열리는 19차 당대회에서는 집권 2기(2017~2022년) 향후 5년간 중국 국가정책과 방향을 판단케 하는 공산당 지도부 체제와 진용 및 발전전략을 소개한다.

우리나라가 선거를 통해 정당이나 개인 후보 중에서 대통령을 선출하고 대통령이 국가통치권을 받는 것과 다르게, 중국은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에서 당 내부의 엄격한 심사를 통해 공산당 총서기와 군사위원회 주석을 결정한 후 당대회 다음 해 봄에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과 국가군사위 주석을 발표한다.

당 총서기와 국가주석, 공산당 군사위와 국가군사위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으로, 공산당을 이끄는 총서기가 국가의 주석이 되고 공산당의 군사위 주석이 국가군사위를 맡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공산당 총서기가 ‘공산당이 영도하는 국가(중화인민공화국)’의 주석이 되고, 공산당의 군대가 국가와 인민의 안보를 책임진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중국의 ‘당(黨), 군(軍), 정(政)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시진핑 집권 1기는 당과 사회의 부패 척결과 외교, 안보 군사, 경제에 중점을 두었다고 볼 수 있다. 또 과거 국무원 총리가 담당하던 국가 경제 부문에도 시진핑 주석의 영향이 커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는 시 주석이 화하민족(華夏民族, 중원을 중심으로 하는 한족) 국가발전 이상인 ‘중국의 꿈(中國夢)’과 경제·안보를 종합한 국내외 발전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유기적으로 연결했기 때문일 것이다.

19차 당대회의 내용에 시 주석이 주창해온 ‘치국이정(治國理政:국가통치이념)’이 당장에 포함되느냐가 앞으로 시 주석이 명실상부한 중국 공산당과 중화인민공화국의 ‘핵심(核心)’으로 각인되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마오쩌둥(毛澤東) 사상'과 '덩샤오핑(鄧小平) 이론'과 더불어 시 주석 이름의 사상이나 이념이 당장에 기록된다면 이는 명실상부한 시진핑 시대의 도래를 의미한다. 과거 장쩌민(江澤民)의 ‘삼개대표론(三個代表論)’, 후진타오(胡錦濤)의 ‘과학적 발전관’은 당장에 지도자의 이름이 함께 명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당정 개정 내용에 관심이 간다.

이번 19차 당대회의 새로운 지도부체제와 국가발전전략에 모든 해외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중국 국가 지도력이 얼마나 강화되며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지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다. 이는 이미 중국이 명실상부한 ‘G2’로 세계에 충분한 영향을 발휘하고 있고,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강대국들도 중국의 지도자와 지도부, 국가정책을 무시할 수 없는 단계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동북아 국제관계는 미국 트럼프와 북한 김정은의 설전과 전략적 무력경쟁으로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다.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면 북한을 포함한 주위 모든 나라들에는 상상할 수 없는 큰 재앙이 될 것이며, 당사국인 남북한을 포함해 중국·극동 러시아·일본 모두 피할 수 없는 역사적 후퇴를 가져 오게 될 것이다.

이러한 걱정에서 한국은 외교역량을 총동원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있고, 미국도 이에 최대한 협력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도 중국정치의 가장 중요한 시기인 당대회에 국내의 모든 정치·행정력을 총동원해 안보와 반공(反恐: 반테러주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오는 11월 중국에서는 중국 지도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다. 이러한 시기에 북한이 어떤 도발을 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만약 북한의 도발이 한국을 포함한 미국과 중국의 의중을 벗어나는 행위가 될 경우, 북한은 이에 대한 책임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들과 오랜 기간 교류해왔다. 특히 중국과의 교류가 많아 중국 정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 북한이 중국 지도부의 의중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은 북한이 미국과 대립하며 중국과 완전히 등질 수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가끔 중국이 당대회나 많은 전략회의에서 한국을 많이 고려해 줄 것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은 강대국의 입장에서 미·중 관계와 중·일 관계 그리고 한반도 문제에서 남북한 관계를 중심으로 동북아 국제관계를 판단하고 있다. 즉, 중국의 국가정책에서 한반도 안보문제는 미·중 간 중요한 전략적 경쟁이라는 의미에서 국제정치적 분석을 한다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지도 25년이 지났다. 그러나 한국전쟁에서의 서로 간 상흔(傷痕)은 아직 가라앉지 않고 있고, 한반도 분열의 후유증은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에서, 현재 우리는 동북아 국제관계에서 한·중 관계를 분석하면서 개인감정이나 인연으로 생각하거나 판단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이성적인 입장으로 중국을 분석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를 찾아내려 노력해야 하는 시기로 접어들었다고 본다.

한·미 동맹, 한·일 관계, 한·중 관계 그리고 남북한 관계에서 우리 외교정책은 과거 외교적 경험과 능력 그리고 지혜를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안보와 외교에는 보수와 진보 그리고 좌와 우가 나뉠 수 없다.

끝으로 중국공산당 제19차 당대회가 순조롭게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동북아 국제관계가 잠시라도 숨고르기에 들어갔으면 좋겠다. (법화산 자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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