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은 시간낭비→폭풍전 고요→단 한가지 방법…연일 이어지는 초강경 트럼프 대북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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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7-10-0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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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내부선 "국가 안보 위협하는 행동" 비판 이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틸러슨 국무장관이 좀 더 강경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금모금 행사차 백악관을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매우 좋고 굳건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그가 "좀 더 강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겨냥해 애매모호한 경고성 메시지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북한과의 협상 및 대화에 대해 극도로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 군사적 옵션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긴장감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 내부에서는 북한의 오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 같은 트럼프의 '수사'에 대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 '폭풍 속 고요, 단 한 가지 방법'··· 모호한 표현에 추측 난무 

믹 멀베이니 미국 백악관 예산국장은 8일(이하 현지시간) N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뿐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하게 메시지를 전한 것이며, 이는 새삼스러운 발언이 아니다"라면서 "군사옵션은 분명히 고려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7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지난 25년 동안 북한과 맺었던 협정들은 모두 실패했다면서 미국의 협상팀들을 바보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에는) 한 가지만 통할 것"이라고 모호한 표현을 썼다.

이날 오후에 올린 몇 개의 트위트에서 트럼프는 북한이 과거의 모든 협정을 모두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5년 동안 미국의 대통령과 정부는 북한과 대화를 해왔으며 수많은 협정을 했고, 엄청난 돈을 북한에 줬다. 그렇지만 어느 것도 효과를 내지 못했고, 협정서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북한은 합의 내용을 위반하면서 협상에 임했던 미국 측을 바보로 만들었다"고 비판하면서 "유감이지만, 한 가지 방법만 통할 것!"이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이후 한 가지가 뭐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곧 알게 될 것이다"라고만 답하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앞서 5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군 수뇌부 회의를 마친 뒤 특정 대상을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현 상황에 대해 "폭풍 전의 고요일 수 있다"고 언급해 북한이나 이란 정책에 있어 변곡점이 될 만한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왔다. CNN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폭풍 전의 고요'를 말한 만큼 모종의 군사작전이 임박했다고 결론을 내리는 데 논리적 비약은 필요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 완전 파괴 등 과격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에도 트위터에 "훌륭한 국무부 장관인 렉스 틸러슨에게 '그가 리틀 로켓맨과 협상을 시도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틸러슨 장관이 "북한과 대화할 수 있고 대화한다"고 밝힌 뒤 하루만에 정면 배치되는 입장을 내놓았다. 

틸러슨 장관의 대화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을 방문 중인 틸러슨 장관이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을 만난 이후 "북한과 2~3개 정도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 그들과 대화할 수 있고 대화한다"며 북미 간 막후 접촉을 시도하고 있음을 시사한 지 하루 만에 나온 발언이었다. 

◆ 미국 내에서도 비판 이어져··· 북한 추가도발 예상으로 긴장 더욱 고조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미국 정치권에서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상원의원인 크리스 머피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게 핵무기를 포기하는 데 있어 외교적 방법이 없는 것처럼 말하는 등 국가 안보를 해치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CNN과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국무부와 국방부에서 나오는 하나의 외교정책을 가지고 있다"며 "(그런데 문제는)우리가 대통령의 트위터에서 나오는 또 다른 외교정책이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브 코커 공화당 상원 외교위원장은 같은 날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리얼리티쇼 '디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를 진행할 때처럼 행동하는 것에 충격을 받았으며 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미국을 걱정하는 사람들에 대해 신경써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코커 의원은 또 다른 나라들에 대한 대통령의 무모한 위협 남발이 미국을 3차 세계대전으로 이끌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대북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이 항공모함 전단을 추가로 태평양 쪽으로 전개하는 등 한반도 지역의 긴장감은 또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 해군 3함대 소속 핵추진 항공모함인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단이 지난 6일 미 샌디에이고항을 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7함대 소속인 로널드 레이건 항모 전단이 이달 중순 한·미 해군 연합 훈련을 위해 한반도 인근에 전개될 예정으로 있어 유사시에는 2개의 미국 항모전단이 한반도 쪽으로 출격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달 초 닷새 동안 평양을 다녀온 러시아 하원 의원들이 북한이 미국 서해안을 타격할 만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과 북한 사이의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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