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의약(中醫藥)의 재발견, 현대의학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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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중근 기자, 인민화보 웨이자오리(魏昭麗)기자 공동취재
입력 2017-10-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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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약초’의 나라 중국, ‘예방치료’ 철학

  • 183개국에 전파, 세계화 ‘실현’

  • 중국 과학자 노벨생리학상 수상 ‘쾌거’

  • WHO에 혈자리 침 꽂힌 ‘동상’ 세워져

중국은 ‘침’의 나라, ‘약초’의 나라다. 침과 약초를 통해 질병을 예방하고 질병에서 회복시키는 중국 특유의 의술이 ‘중의약(中醫藥)이다.
 

중의약병원 직원이 약재의 무게를 재고 있다.  [사진=인민화보 제공]



중의약은 중화민족의 보물이다. 오랜 세월 질병과의 싸움에서 조금씩 발전시켜온 의학 과학이다. 이 중의약이 새롭게 조명 받으며, 세계무대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중국 과학자 투유유(屠呦呦)가 2015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중의약을 활용한 창조적인 방법으로 항(抗)말라리아 약물인 아르테미시닌을 추출해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한 공로다. 그녀는 2016년에는 중국 국가최고과학기술상을 수상했다.

올해 초에는 온몸의 혈 자리에 침이 꽂힌 동상이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세계보건기구(WHO) 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중의약의 인류 공헌에 대한 감사 표시로 세계보건기구가 중국에 준 선물이었다.

중의약에 ‘국제적 모범’이 생긴 것이다. 이제 중의약은 역사적인 기회를 맞아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2년 18차 당대회에서 “전 인민의 건강이 없으면 전면적인 샤오캉(小康, 중산층사회)도 없다”고 말했다. 당대회 이후 중국은 ‘중서의병중(中西醫並重·중의와 서의를 똑같이 중시한다)’을 보건 및 건강산업 발전에 중요한 방침 중 하나로 삼았다.
 

중의약에 사용되는 약재들.  [사진=인민화보 제공]



2016년 12월에는 중국 국무원이 ‘중국의 중의약’을 발표했다. 국가급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발표된 백서다. 중의약의 전략적 위치를 보여준다. 백서는 중의약을 ‘종합보건의료’ 전략에 포함시켜 만성질환 시대의 ‘중국식 솔루션(해결책)’으로 부상시켰다. 현재 중국에는 생활수준 향상과 생활방식 변화로 ‘부자병’ 환자들이 크게 늘었다. 고혈압과 당뇨, 심혈관, 뇌혈관 질환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중국의 중의약’ 백서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중국의 중의학병원은 3966개이고, 중의약 계열 종사(보조) 의사는 45만2000명이며, 2015년 전국 중의학 계열 의료보건기관에서 진료 받은 환자 수는 연인원 9억1000만 명이었다.

2014년 중의약공업 총생산액은 7302억 위안(약 121조4541억 원)이었다. 중의약 업계 관계자들은 2020년에는 중의약을 포함한 종합보건의료 산업이 10조 위안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또 최근에는 ‘중의약법’도 발표됐다.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됐다. 중의약 사업에 법적 근거가 생긴 것이다.

현대의학이 나타나기 전까지 침과 약초로 오랜 세월 중화민족의 생명을 보호해온 중의약이 다시 의학의 중심 자리에 섰다. 중의(中醫)에는 서양의학과는 전혀 다른 치료 철학이 있다. 핵심 철학은 ‘예방치료’다.
 

중의약 현황을 설명한 그림. [사진=인민화보 제공]



천년을 이어온 중의약은 인간을 늘 첫 번째로 삼았다.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이 융합돼 예방치료관을 비롯해 독특한 생명관과 건강관, 질병관을 형성했다. 환자의 병세를 보고, 듣고, 묻고, 맥을 짚어 진찰하는 것에서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생명 철학관으로 확대됐다.

서양의학에서 불치병으로 간주되는 질병이 중의약에서는 탁월한 의술로 치료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은교산(銀翹散)과 마행석감탕(麻杏石甘湯)으로 인플루엔자A를 치료한 경우다.

2011년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인 ‘내과학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인플루엔자A 중약(中藥) 치료 임상연구는 중의약 연구의 세계 진출에 상징적인 중요한 사건이었다. 서양의학이 해결하지 못하는 의학적 난제를 ‘중국식 처방’을 통해 해결한 것이다.

중의약은 이미 세계에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있다. 백서에 따르면 중의약은 183개 국가에 전파됐다. 세계보건기구 통계에 따르면 103개 회원국이 침구(鍼灸, 침과 뜸) 사용을 허가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9개 국가에서 관련 법률을 마련하고 있다. 또 18개 국가가 의료보험시스템에 침구를 포함시키고 있다.

뿌리를 깊게 내린 중의약은 지금 한창 열매를 맺고 있다. 중의약이 표준국제약전에 등록됐으며, 간(肝)질병 치료제 ‘부정화어(扶正化瘀)’의 미국식품의약국(FDA) 2기 임상실험 완료, 체내 ‘중국·체코 중의센터’ 개설 등이 그것이다.

싱가포르, 쿠바, 베트남, 아랍에미리트, 러시아 등은 약품 형태로 중약을 등록했다. 또 30여 개 국가에서 중의약학교 수백 곳이 개소돼 중의약 현지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높아진 위상은 수치로 나타나게 마련이다. 중국에 본부가 있는 세계침구학회연합회에는 53개 국가와 지역의 194개 회원단체가 소속돼 있다. 세계중의약학회연합회에는 67개 국가와 지역의 251개 회원단체가 소속돼 있다.

중국은 중의약의 글로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은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중의약기술위원회(ISO/TC249)를 설립하고 사무국을 중국 상하이(上海)에 개설했다. 이미 일련의 중의약 국제표준을 발표한 상태다.

중국의 노력으로 세계보건기구는 중의약이 주체가 되는 전통의학을 새버전 국제질병분류(ICD-11)에 편입시키기도 했다. 또 전통약 관리감독에 관한 국제 협력을 추진해 전통약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확보했다.

리쭝유(李宗友) 중국 중의과학원 정보소 소장은 “중국의 신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추진 과정에서 주변 국가들이 중의약을 도입해 현지 전통의약과 공동 발전하고, 현지 주민의 건강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전통의약인 중의약이 일대일로 65개 주변국 44억 명을 잇는 ‘접착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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