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주공 1단지 수주전]'현대건설 '정주영 마케팅'에 표심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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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관 기자
입력 2017-09-2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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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 정주영 명예회장 향수, 평균 70대 조합원들에게 긍정적 영향

27일 서울 송파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사업의 공동사업시행 건설사 선정을 위한 총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대건설이 GS건설을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사진= 오진주 기자]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사업을 하면서 신용을 잃으면 그걸로 끝이라고 했다."

27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사업의 공동사업시행 건설사 선정을 위한 총회. 단상에 오른 현대건설 정수현 대표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언급하며 "사업을 하면서 신용을 잃으면 그걸로 끝이라는 정주영 회장의 말씀을 따라 신뢰를 잃지 않는 역할을 하겠다"며 조합원들에게 호소했다.

평균 연령이 70세가 넘는 조합원의 감수성을 자극하기 위해 창업자인 정 명예회장을 언급한 것이다. 결과는 현대건설의 승. GS건설과 막상막하의 경쟁을 펼칠 것이란 예측과 달리 현대건설은 400여표라는 비교적 큰 차이로 시공권을 거머쥐었다.

치열한 수주경쟁이 치러진 것과 달리 반포주공1단지의 시공사 선정에 현대건설이 낙승을 거둔 것은 조합원 대다수가 현대건설과 고 정주영 명예회장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어 이를 파고든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 도시정비사업체 관계자는 "반포주공1단지에는 현대그룹 OB 출신들도 제법 살고 있다"면서 "초반에 GS건설이 젊은 층을 공략해 승기를 잡았지만 이후 현대건설의 아낌없는 퍼주기 전략과 감성적 접근법이 먹혀든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1차 설명회 당시 홍보영상에 단 한 차례 등장했던 고 정주영 현대건설 창업주의 모습을 시공사 선정 당일에는 여러 차례 보여주며 '국민기업', '신뢰' 이미지를 조합원들에게 보여줬다. 현장에서 만난 조합원들의 표심은 현대건설 쪽으로 기울었다. 

한 조합원(70대·남성)은 "고 정주영 회장이 세운 현대가 아직 우리나라 1위 건설사라고 생각한다"며 "튼튼한 재무구조로 조합원들에게 여러 혜택을 주겠다는 데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시공권 수주에 더 절박함을 보였던 현대건설에 동정표로 일부 있었다. 당초 현대건설은 입찰제안서 제출 전까지만 해도 GS건설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을 정도로 '힐스테이트'의 브랜드 파워가 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합원 수익을 강조한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반전이 이뤄졌다. 교육환경영향평가에 드는 비용을 현대건설이 부담하는 등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면제를 책임지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반분양 시 분양가상한제에 적용받더라도 조합이 제안한 최저 일반분양가를 보장하고 미분양이 발생하면 현대건설이 이를 인수하는 대물변제 등 파격적인 안을 내놓았다.

정수현 현대건설 대표는 이날 시공사로 선정된 후 조합원들에게 큰절을 한 뒤 "디에이치가 표방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유일무이'"라며 "지역 안에서 비교 대상이 없는 명품 아파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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