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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하한담冬夏閑談, 서함원徐含園] 敏於事 而謹於言(민어사 이근어언-일은 민첩하게 말은 신중하게 삼가라) 서함원(徐含園)

반병희 논설위원실 실장입력 : 2017-09-17 20:00수정 : 2017-09-18 16:43
[동하한담 冬夏閑談]

敏於事 而謹於言(민어사 이근어언-일은 민첩하게 말은 신중하게 삼가 하라)

서함원(徐含園 · 전통문화연구회 상임이사)
 
<論語, 논어>나 <周易,주역> 등 동양 고전은 한자, 한문에 익숙하지 않는한 열심히 읽어도 그 깊은 뜻을 알기가 어렵다. 그러나 성인의 가르침이라 알고 열심히 읽다 보면 묵직하게 남는 게 있는데 나의 경험으로는 겸손(謙遜)과 謹言行(근언행), 말과 행동에 신중하라는 가르침이다.

<춘추좌씨전> 노 정공 15년 봄의 일이다. 이웃 주나라의 군주가 노나라를 방문, 노 정공과 조현의 禮(예)를 가졌다. 그런데 孔子(공자)제자 중 가장 똑똑하고 말 잘하는 子貢(자공)이 이를 지켜보았다. 현대에도 외교상 에티켓과 프로토콜이 있듯이 예전에도 엄격한 예법에 따라 조현해야 했다. 그런데 주 군주는 玉(옥,조현하며 올리는 예물)을 든 손을 너무 높이 올려 그의 얼굴이 위로 향하였고, 노 정공은 옥을 받는 자세가 너무 낮아서 그 얼굴이 아래로 향했다. 이를 지켜본 자공이 이렇게 말했다.

"예를 행하는 모습을 보건데 두 임금은 모두 사망할 것이다. 예는 사생과 존망의 主體(주체)여서 ~~이에서 생존하느냐 사망하는냐를 볼 수 있는데 조회가 예에 맞지 않았으니 어찌 오래 살 수 있겠는가? 우리 임금이 주인이시니 아마도 먼저 사망하실 것이다"

이 해 여름에 노 정공이 죽었다. 자공의 말대로 이 모든 사실을 전해 들른 공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한다.

"賜不幸言而中하니 是使賜多言也 사불행언이중 시사사다언야) 賜는 자공의 이름. 번역하면 "賜(사) 자공이 불행하게도 말을 하면 적중하니 바로 이게 사로 하여금 말을 많이 하게 한다" <논어>를 새롭게 주석했던 朱子(주자, 宋 송,朱熹 주희)는 <논어>의 구를 해설하며 이 말씀을 인용한 뒤 "聖人之不貴言也如是 성인지불귀언야여시, 성인께서 말(言)을 貴(귀)하게 여기지 않으심이 이와 같다)"고 새겨 말 잘하는 것을 경계하느데 썼다.

최근 정부와 여당의 장관이나 지도급 인사들이 말을 함부로 하다 호된 口舌(구설)에 오르는 일이 잦다.

대통령이 장관을 임명할 때는 멋진 말을 많이 하라고 한 게 아닐 것이다. 말에 앞서 일을 하라고 당부했을 것이다. 또 여의도의 여야 대표들은 안하무인(眼下無人, 마치 앞에 아무도 없다는 듯이) 말을 함부로 한다. 나라의 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또 黨利(당의 이익)에도 도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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