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의 황금연휴, 기업들 "생산 공백 우려? 이미 조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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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구.유진희.류태웅 기자
입력 2017-09-1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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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 수요 등 고려해 대책 마련

  • -업종별·직무별로 쉬는기간은 상이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제3고로에서 방열복을 입은 작업자가 쇳물이 통로를 따라 토페토카(쇳물을 닮아 옮기는 차량)로 잘 흘러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고로는 올 추석연휴에도 쉼 없이 쇳물을 쏟아낼 예정이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정부가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함에 따라 오는 30일부터 열흘의 '추석 황금연휴'가 시작된다. 일하는 날이 줄어들다 보니 생산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연휴를 전후해 조업 차질 가능성에 미리 대비한 만큼 큰 문제는 없다는 분위기다. 오히려 근로자의 사기를 높이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물론 내수 진작에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협력사 납품대금 선지급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황에 맞게 쉴게요"
대부분 사무직들은 열흘간의 연휴를 온전히 쉴 수 있는 반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 일부 주요 생산직들은 4~5일 정도의 특근이 불가피하다. 업종별 특성상 가동을 멈추기 쉽지 않은 사업장이 많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한국GM, 쌍용차 등 자동차 업계는 생산 일정을 유연하게 조절해 열흘의 연휴를 고스란히 사용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추석 전후로 잔업이나 특근 등이 생길 가능성은 있지만 연휴 자체는 쉴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의 반도체와 가전 등 전자업계 주요 공장 근무자들은 순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황금연휴를 즐길 예정이다. 다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생산라인은 24시간 돌아가야 하는 특성으로 인해 일부 근무자들이 특근에 나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정된 휴가였던 만큼 각 사업장별로 상황에 맞게 대응할 예정”이라며 “납품대급도 한 달에 네 번씩 차질 없이 지급하고 있어 협력사들도 휴가일정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의 전자계열사들은 더 나아가 협력사와 지역경제에도 추석의 온기가 퍼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5200억원 규모의 납품대금을 12일 앞당겨 지급할 계획이다.

또한 1차 협력업체에 대한 안내문 등을 통해 2·3차 협력회사들에도 납품대금이 추석 이전에 조기 지급되도록 권장키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추석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은 없다”며 “그러나 내달 2일이 임시공휴일로 정해지지 않았더라도 자체적으로 연차 등을 활용해 최대한 휴무를 보장함으로써 경기활성화에 기여할 방침을 세우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전자업계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국내 산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재고량이 높아지고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추석 연휴가 기업들의 재충전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정부에서는 휴일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나갈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

◆ 누군가에겐 그림의 떡
정유 및 석유화학 주요 기업들도 장치산업 특성상 따로 연휴라고 해서 공장 가동을 멈출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정유나 석유화학 업종은 라인을 중단했다가 다시 가동하려면 최대 1개월이 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역시 긴 추석 연휴와 상관없이 공장을 정상 가동하여 쇳물을 뽑아낸다는 방침이다. 다만 각 사마다 일부 차이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고로가 멈출 수는 없기 때문에 공장은 평일처럼 4조 2교대로 돌아갈 것"이라며 "12시간씩 주간에 이틀 일하고 이틀 쉬고, 야간에 12시간씩 이틀 일하고 이틀 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번 연휴 때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공장은 항상 돌아갔다며 "다만 일반 사무직은 법정 공휴일에 맞춰 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고로는 24시간 풀가동돼야 하는 만큼 생산직의 경우 관리직과 다를 것"이라며 "다만 전기로는 제품 등에 따라 차이가 있어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석 연휴 근무지침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과는 달리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이미 약속한 납기를 맞춰야 하는 상황이어서 황금연휴가 달갑지 않은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상대적 박탈감까지 호소하고 있다. 중견·중소기업의 경우 쉬는 날이 늘어날수록 매출 감소 등이 따른다.

더구나 휴일에 근무하는 이들에게 부담해야 하는 인건비는 고스란히 중소기업의 몫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황금연휴에도 어쩔 수 없이 공장을 가동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중소기업 입장에선 아무래도 쉬는 날이 늘수록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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