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韓 제조업] '넛 크래킹' 추락하는 제조강국 코리아…3년 뒤엔 인도에도 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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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이소현 기자
입력 2017-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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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분기 생산설비 10곳 중 3곳 가동중단…금융위기 이후 최저

  • 세계경기 침체 여파ㆍ취약한 수익구조로 글로벌 경쟁력 약화

  • 한미 FTA 폐기 주장ㆍ中 등 신흥국 추격…차별화 전략 필요

 

# 군산 지역경제를 이끌었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3개월째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글로벌 조선시장의 침체로 인한 수주절벽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한국이 우위를 보였던 LNG선, 드릴십, 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지난 2011년 점유율 40%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 인도의 삼성으로 불리는 타타그룹이 대우상용차 지분을 100% 인수해 출범한 타타대우는 버스, 트럭 등 상용차 시장에서 1위 현대자동차를 위협하고 있다. 타타대우의 성장은 타타 브랜드 가치도 덩달아 높이고 있다. 영국 브랜드컨설팅 업체 브랜드 파이낸스는 타타의 브랜드가치를 230억 달러(약 26조원)로 평가했다.

한국의 주력산업인 제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수출 주도의 산업 구조로 세계 경기 침체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저효율·고비용의 산업 구조도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중국, 인도 등 신흥 제조강국의 추격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7일 통계청과 산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닥친 다음 해인 2009년 1분기(66.5%) 이후 가장 낮은 71.6%에 그쳤다.

국내 생산 설비 10곳 중 3곳이 가동을 중단한 상태라는 얘기다.

한국 제조업을 대하는 해외 기관의 전망도 부정적이다. 딜로이트 글로벌과 미국경쟁력위원회는 ‘국제 제조업 경쟁력 지수’ 보고서에서 한국이 지난해 5위에서 오는 2020년에는 6위로 하락한다고 전망했다. 5위는 현재 10위권 밖인 인도가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미국, 중국, 독일, 일본이 오는 2020년에도 여전히 상위그룹에 속할 것이라는 전망과 대조된다.

전문가들은 한국 제조업의 하락이 기술우위의 제조 강국과 비용우위의 제조 강국 사이에 끼여 차별성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생산성 향상, 신산업 도입 등이 지연되면서 한국은 어디에도 끼지 못한 채 추락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저효율·고비용의 산업구조는 제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포천 500대 기업에 속한 국내 8개 제조업체를 분석한 결과 사업부문별 영업이익률이 5% 이하인 사업부문 비중이 67%에 달했다. 한국 제조업체의 수익구조가 취약하다는 의미다.

대외 환경도 녹록지 않다. 중국 제조업체들이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무기로 한국 제조업을 빠르게 쫓고 있다.

조선업만 보더라도 중국은 금융위기 이후 국가적인 금융 및 전후방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상대적으로 기술 장벽이 높지 않은 벌크선 시장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수주점유율을 향상시키고 있다.

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주장도 한국 제조업계에는 무시할 수 없는 위협이다. 국내 수많은 제조업체들이 수출로 성장하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 주요시장인 미국에서의 수익성 악화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제조업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기술력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제조업의 원가경쟁력 강화에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기술 경쟁력 강화도 이뤄져야 한다”며 “친환경, 고효율 등 고부가가치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이 과감하게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제조업 환경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따라 개선될 여지가 분명하다”면서 “제조기업의 연구개발에 대한 세액공제 요건을 완화하는 등 대내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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