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무관 술자리 나오라고 해"…을의 눈물 닦아준다던 공정위의 도 넘은 갑질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선국 기자
입력 2017-09-06 17:0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공정거래위원회 A국장은 매주 젊은 여성 사무관들과 술자리를 마련할 것을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본인이 직접 여성 사무관에서 연락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다른 여직원에게 1~2명의 멤버를 구성하라고 명령했다. 술자리에 끌려나온 직원들은 밤늦게 까지 A 국장의 말을 일방적으로 듣기만 해야 했다. 

#공정위 B과장은 퇴근버스와 여행 숙소 예약을 비롯해 각종 잔심부름을 직원들에게 시켰다. C조사관은 사무실 냉장고에 '쭈쭈바' 아이스크림이 사놓지 않아 B과장에게 혼난 적도 있다.

갑질을 근절해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던 공정위가 정작 내부에선 상급자의 갑질이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공정위지부는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과장급 이상 80명을 대상으로 관리자 평가와 갑질 사례 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는 5급 이하 직원 410여명 중 228명(56%)이 참여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직원들이 갹출한 과비의 무분별한 사용, 야근 강요, 휴가 제한 등 다양한 갑질 피해 사례들이 나왔다. 

D과장은 직원들이 내는 식비를 내지 않으면서 식사의 대부분을 직원일이 갹출한 과비로 해결하고, 주말을 포함해 평일 퇴근 시간에 배가 고프다며 과비로 간식을 사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본인은 휴가를 다녀오면서 다른 사람이 휴가를 가면 못마땅해 할 뿐더러, 정시퇴근하는 직원에게 눈치를 주며 야간에 일을 하는지 불시 점검을 하기도 했다. 

E과장은 지방사무소장때 직원들에게 자신의 관사를 청소시키고, 관사물품을 예산으로 구매하기도 했다. 관용차량은 사적으로 사용하는 일도 빈번했다. 

공정위 노조 관계자는 "이번 발표를 통해 공정위에서는 더이상 비인격적이고, 권위적인 갑질이 사라지길 희망한다"며 "청와대와 정부도 다면평가 부활, 각 기관 운영지원과장의 직원선출제를 도입해 정부내 갑질 근절 및 민주적인 조직 문화 정착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관리자로서의 자질과 능력, 품성, 리더십을 겸비한 고위공무원에는 신영호 대변인이, 베스트 과장으로는 선중규 과장(청와대 파견)이 각각 꼽혔다. 

이외에도 신동권 사무처장과 장덕진 소비자정책국장, 김재신 국장, 윤수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쟁정책본부 본부장 등이 50표 이상을 받아 베스트 고위공무원으로, 남동일 기업집단과장, 신동열 전자거래과장, 김의래 송무담당관 등 8명이 베스트 과장으로 선정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