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中진출 협력사 설비 투자비 2500억원 먼저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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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구 기자
입력 2017-09-0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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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운규 산업부 장관 "범부처 차원의 협의체 구성해 車산업 발전전략 수립"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판매부진으로 어려움에 처한 협력사들을 돕기 위해 25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비를 먼저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어려운 경영 여건에도 지난해 수준의 채용 규모를 유지하고 전문 연구개발(R&D) 인력 확충과 친환경차 개발센터 구축 등 미래차 분야 투자 확대에 나선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4일 서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대회의실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열린 자동차업계 간담회에서 "중국진출 협력업체의 경영애로 완화를 위해 2500억원 규모로 부품업체의 금형설비 투자비를 일괄 선지급하겠다"며 상생협력방안을 발표했다.

지급 대상은 현대·기아차와 중국에 동반 진출한 한국 협력업체 130여개 중 금형설비 투자가 필요한 회사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부터 이어진 사드 배치 후폭풍으로 중국 판매량이 반토막 난 상황이다. 또한 협력업체 대금지급 갈등까지 겹치며 중국 사업은 총체적 난국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중국 합자법인인 북경현대의 신임 총경리로 담도굉 중국지원사업부장(부사장)을 임명, 조직 재정비에 나서기도 했다.

현대·기아차와 중국에 함께 진출한 협력업체 역시 경영상 부담이 상당하다. 최근 이들 공장의 가동률은 50% 이하로 떨어져 매출뿐 아니라 고정비 대비 수익성도 빠르게 악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산업은행도 지난주부터 사드배치 관련 중국진출 피해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시작했다. 사업경쟁력 강화 지원자금 5000억원을 특별 배정했으며 경영안정자금 500억원 지원, 중소기업특별상환유예 등도 진행한다. 무역보험공사는 수출보증 한도 2배 확대 및 보증료 50% 할인을, 중소기업벤처부는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올해 1250억원의 경영안정 자금을 지원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엄대열 유라코퍼레이션 대표는 "중국에서 5월부터 돈을 못받고 있다"며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버틸려면 자금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협력사 재무 부담이라도 덜어주기 위한 조치로 25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비를 먼저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부품업체의 금형설비 투자비를 현재 5~6년에 걸쳐 분할지급하고 있는데, 이번에 이를 한번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부품업계의 유동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상생협력 방안은 현대·기아차가 지난 7월 발표한 것과는 별개다. 당시 현대·기아차는 상생협력 대상을 1차 협력사에서 2·3차 협력사로 확대하고, 총 1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가한 한국GM, 쌍용차, 르노삼성 등 완성차업체 최고경영자(CEO)들도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투자 확대와 신차 출시로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협력업체와 상생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통상임금'에 따른 임금 부담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최근 통상임금 소송 1심에서 패한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산업부에 전달할 첫 번째 애로사항으로도 '통상 임금'을 꼽았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 역시 노조가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부결한 것과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의 관련성에 대해 "영향이 없다고는 생각할 수가 없다. 조금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 장관은 "자동차산업의 위기 상황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업계가 한 뜻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범부처 차원의 협의체를 구성하여 자동차산업 중장기 발전전략을 조속히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백 장관은 "관계 부처가 빨리 협의해서 국회에서 통상임금에 대한 규정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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