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이슈]'박근혜 자연인으로..." 홍준표, 쓴소리에, 서병수 부산시장, '벙어리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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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채열, 박신혜 기자
입력 2017-08-28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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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7일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MR.준표의 청춘 그리기 콘서트'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서병수 부산시장이 참석해, 시민들과 소통을 이어 갔다.[사진=박신혜 기자]


여름 피서철이 막바지에 다다른 8월 27일, 오후 5시 해운대구 구남로 문화의광장. 평소 주말이면 2-30대 젊은이들로 가득찬 이 곳에, 중장년층 세대들이 삼삼오오 운집해 있다.

지난 5월 장미대선에서 고배를 마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대국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대구, 울산, 서울, 창원, 대전에 이어, 부산에서 마련한 컴백홈 토크콘서트 현장이다.

특히, 이날은 그동안 신공항, 복합리조트 등 부산, 경남간 겹치기 사업으로, 내홍 관계(?) 논란이 있었던 서병수 부산시장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오후 5시 10분께 무대에 먼저 모습을 보인 서병수 부산시장, 그 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무대에 오르면서, 부산시민과의 만남은 시작됐다.

'MR.준표의 청춘그리기. 컴백홈 토크 콘서트'의 주인공인 홍준표 대표는 지난 대선의 패배에 대한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면서 "젊은층과 지역 민심을 추스리기 위해 전국적으로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포문을 연 뒤, "부산시민들의 의견을 들어서 향후 정책결정을 결정하겠다. 또한 부산 시장이 잘못하는 것도 질책하는 자리인 만큼, 같이 동반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정은 제가, 시정은 시장님이 답변을 할 것"이라고 부산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마이크를 이어 받은 서병수 부산시장도 "어제까지 날씨가 더웠는데, 오늘 갑자기 날씨가 확연히 달라졌다. 홍 대표가 부산을 방문하면서, 좋은 날씨를 갖고 왔다"면서, "시민들과 원활한 소통을 원하며, 시민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겠다"며, 홍 대표의 방문을 환영했다.

홍 대표는 두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는 "사이가 좋고, 나쁘고가 중요한게 아니다"고 말하면서, "(홍준표)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2008년 당시) 서병수 의원에게 대한민국 경제정책을 위해서 기획재정위원장을 제안했고, 서 시장이 수락, 잘 이행했다"며, 뜬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서 시장도 이에 맞장구를 치며, "홍준표 대표가 기획재정위원장을 제안해서 좋았다"며 운을 뗀 뒤, 홍 대표의 방문을 환영하는 뜻으로 '해운대 남자'라고 표현하면서, 즉석에서 '해운대'로 삼행시를 읊었다. 서 시장은 "해운대 처럼, 시원하고,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대찬 남자 홍준표"라고 한껏 치켜세우기도 해, 초반 분위기는 서로 덕담을 나누는 등 화기애애했다.

그러나, 홍 지사의 거침없는 발언이 이어지면서 둘 사이는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했다.

홍 대표는 "서 시장은 신중한 사람이다. 부산 사람이 빠르고 급하지만, (서병수 시장)부산 사람 답지 않게 진중하다. 경상도 남자들이 '털팔이('더펄이'의 방언으로 '성미가 침착하지 못하고 덜렁대는 사람')다. 저도 그렇고, 그러나 서 시장은 영국신사 같다. 가끔 느리지만, 시정을 하려면, 빠른 것보다 신중하고, 진중해야 시정에 실수가 없다"며 칭찬인 듯, 아닌 듯 덕담을 쏟아냈다.

그러다, 시민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면서 두 사람은 서서히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원전 해체' 문제에서 홍 대표는 '반대도 찬성도 아닌 정부의 무계획에 대한 비판'으로 서 시장은 우회적으로 '찬성'하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서 시장은 '원전해체'에 대해서 "부산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는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결정할게 아니라, 정부의 방침에 대해서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찬성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홍 대표는 "원전 정책에 대해서는 찬성도 반성도 아니지만, 근본 대책도 세워 놓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해체 또는 중단 한다는 건 맞지 않다. 철저히 계획을 세워, 에너지 대책을 마련하고 결정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또한, 텃밭인 해운대에 서 시장이 온다는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청년일자리창출, 대중교통 정책, 서부산 개발, 문화예술계 지원, 등 부산시 민선6기 정책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그 순간, 토크콘서트의 주연이 홍준표에서, 서병수로 넘어가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SNS를 통해 수십만 명의 국민들이 콘서트를 보고 있다"며, "(토론회가 부산시와)짜고 치는 고스톱 같다. 이러면 토크 콘서트가 진행이 안된다. 꼰대당, 노인당, 수구꼴통당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 전국 투어를 하고 있는데, 시정 관련 질문은 오늘 하지 말고, 내일 시청 가서 하라"고 말해, 현장 분위기가 차갑게 내려 앉았다.

이에 서 시장도 "어려울 때 당 책임을 맡아 당원들 지지자 격려 차 방문했는데, 가급적 홍 대표에게 질문해 주라"고 부탁하면서, 토크 콘서트에서 서 시장의 목소리는 점차 작아졌다.

이날 콘서트에서 홍준표 대표와 서병수 시장의 설전을 기대했던 시민들은 아쉬운 표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주도권(?)을 잡은 홍 대표에 대한 정책 질문이 쏟아지면서, 토크콘서트는 절정에 올랐다.

'박근혜 전 대통령' 거취에 대한 홍 대표의 의견을 묻는 질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원전 해체', '일자리 창출', '내년 지방선거와 향후 총선, 그리고 향후 대선'에 대한 질문과 답변도 이어졌다.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무효와 불구속 재판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질문에 "우리가 집권을 했으면 몰라도, 현 정권이 잡은 만큼, 정치인으로서의 박근혜가 아닌, 자연인으로 돌려보내야 정상적인 재판도 가능하고, 당도 살 수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의 탈당을 강조했다.

또한,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도 홍 대표는 "국내 기업 해외 이전으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돼야, 기업들이 유턴한다. 그러면, 자연스레 일자리 창출도 이루어진다. 또한 4차 산업은 기술은 좋은데, 일자리가 준다.그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 뒤 "가장 큰 문제가 강성노조다. 노조 때문에 기업들이 떠난다. 현 정부와 노조, 그리고 전교조가 연계해서 청년 일자리 창출을 가로 막고 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고, 젊은이들이 이 정부를 향해 박수를 치고 있다"며 꼬집었다.

또, 내년 지방 선거에서 여성들에 대한 공천 문제를 놓고 홍 대표는 "선거에서는 이기는 게 중요하다. 여성이기 때문에 공천이 어려운 게 아니다. 역량이 있다면 내년 지방 선거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선거에도 전부 여성으로 내 보낼 수 있다. 내년에는 전원 공천제로 하며, 지역구 절반을 역량 있는 여성으로 내세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크 콘서트에서 홍 대표는 '중국 사드 배치', '1919년 정부의 건국절', 문제 등에 대해 성실히 답변했지만, 조금 애매모호한 질문에 대해서는 "저 좀 뽑아주지 그랬습니까", "정책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쉬웠다"며 즉답을 피하기도 했다.

또한, 이날 국민의당 경선에서 안철수 대표가 선출됐다는 소식을 듣고 "국민의당이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만큼, 내년에 수도권에서 많은 후보를 내주면, 좋겠다. 안철수 화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시민들과 지지자들에게 "한국당은 내부 수리 중"이라며, "수리가 끝나면, 내년 선거에 한판 제대로 붙겠다"고 각오를 밝힌 홍준표 대표. 대선 후보 시절, 트레이드 마크였던 '돌아와요 부산항에', '홍도야 울지마라' 등 노래는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다.

한편, 토크 콘서트 주최 측은 이날 현장은 2000여 명, SNS접속자 수가 20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으며, 현장과 SNS에서는 홍 대표의 답변을 놓고, 실시간 찬, 반 설전이 벌어지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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