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내 건설사 시공한 에콰도르 정유공장 잠정 폐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오진주 기자
입력 2017-08-23 08:1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에콰도르 정부 "분해시설 등 문제 정비 위해 45일간 가동 중단할 것"

  • SK건설 "설계·시공·운영 등 중에 어느 단계가 잘못된 건지 살펴봐야"

지난 15일 카를로스 페레즈 에콰도르 에너지장관은 SK건설이 시공한 에스메랄다스 지역의 정유공장 정비를 위해 공장을 잠정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2013년 정유공장 현대화사업 수주 당시 모습. [사진=SK건설 제공]


SK건설이 2013년 에콰도르에서 시공한 정유공장이 폐쇄 위기에 처했다.

22일 외신에 따르면 카를로스 페레즈 에콰도르 에너지장관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분해시설을 포함해 에스메랄다스 정유공장에 문제가 생겼다”며 “공장 정비를 위해 45일 동안 공장을 폐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레즈 장관은 “에스메랄다스 정유공장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외국 기업과 국내 기업 10여건의 계약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신에 따르면 유지·보수가 시작되는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앞서 2013년 SK건설은 에콰도르 북서부 에스메랄다스 지역 내 산업단지에 위치한 정유공장 현대화 공사를 수주했다. 2억3000만 달러(약 2420억원) 규모의 이 공사는 중질유 분해시설의 하루 최대 처리량을 2만 배럴로 10% 가량 끌어올리는 공사다.

위기의 원인으로 여러가지가 제기된다. 우선 지난 5월 에콰도르에서 정권 교체가 일어나 이전 정권에서 진행됐던 사업을 조사하는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당 정유공장 현대화 공사는 에콰도르 국영기업인 페트로 에콰도르사가 발주했다.

지난 5월 취임한 중도 좌파 성향의 레닌 모레노 대통령은 이달 초 부패 혐의로 호르헤 글라스 부통령의 권한을 정지시켰다. 이는 최근 브라질의 대형 건설사인 오데브레시와 에콰도르 관리가 라파엘 코레아 전 에콰도르 대통령 당시 공사를 수주하도록 도와준 대가로 글라스 부통령이 뇌물을 요구한 것에 대해 논의하는 녹취가 공개됐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 오데브레시는 관급공사 수주 대가로 에콰도르 관리에게 3350만 달러(약 380억원) 상당의 뇌물을 건넸다고 인정한 상태며, 에콰도르 검찰은 정부와 오데브레시 사이의 계약을 조사하고 있다.

주에콰도르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정유공장 가동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보도는 맞다”면서도 이전 정부의 사업에 대해 확인하는 절차보다는 정유공장 운영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하는 차원에 무게를 뒀다.

그는 “향후 문제의 원인에 대해 조사를 거쳐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45일 동안 공장 가동을 중지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에콰도르에선 지난해 8월 LS산전이 서부 연안 도시인 만비주에 들어서는 910만 달러(약 103억원) 규모의 포르토이에호 230kV급 변전소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SK건설은 설계와 시공·구매·운영 등 다양한 단계 중 어느 단계에서 문제가 생긴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사업은 정유플랜트 핵심설계 라이선스를 보유한 미국의 UOP사가 설계를 맡았다. SK건설은 시공을 맡아 2015년 준공했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아시아와 중동에 집중하던 국내 건설사가 2010년 전후로 오일값이 내려가 중동에서 발주량이 줄어들면서 중남미와 아프리카 신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중동이나 유럽 선진국에서 발주하는 사업보다 결정 과정 등 구조적인 프로세스가 탄탄하지 않고 유동적인 것이 중남미 시장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