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하기 직전 필리핀 어학원 살린 입지전적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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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위수 기자
입력 2017-08-16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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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준호 씨필즈어학원 대표, '영어 배우는 나라' 필리핀을 만들다

  • 유학생 '보험왕' 성공발판 재도전

  • '리조트 학교'로 제2의 도약 준비중

손준호 대표. [사진=씨필즈어학원 제공]


“필리핀을 ‘영어 배우러 가는 나라’로 만든 주인공이라고도 할 수 있죠.”

15일 서울시 강남구 근처에서 만난 손준호 씨필즈(CPILS)어학원 대표는 처음 필리핀에서 어학원 사업을 시작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유학생 의료보험 ‘영업왕’으로 보험업계의 ‘스타’로 이름을 떨치던 손 대표는 2001년 필리핀 어학원 사업 영업을 도와주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필리핀 세부에 도착했다. 세부에 도착한 손 대표 눈앞에 놓인 것은 호텔을 개조해 만든 기숙 어학원이었다. 방은 200개가 넘지만 건물에는 단 7명의 학생만이 있는, 말 그대로 '망하기 일보직전'의 어학원이었다. 손 대표는 “그 어학원 건물을 본 순간 무릎을 치며 ‘바로 이거다’라는 느낌이 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그 길로 세부의 어학원을 인수하고 어학원 시장에 뛰어들었다.

어학원을 인수한 손 대표가 가장 먼저 바꾼 것은 수업 시스템이었다. 손 대표는 “미국, 호주 등의 국가에 영어 어학연수를 가면 어학원 한 반에 강사 한 명 학생 20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영어는 말을 많이 해야 늘기 때문에 효과적인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일대일 맞춤형 영어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났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가 직접 운영에 참여한지 단 2년 만에 어학원은 대기 학생만 3000명이 넘는 필리핀 대표 어학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초반에는 모든 학생들이 한국인으로 구성돼 있었으나 점차 일본, 대만, 프랑스, 러시아 등 세계 각지의 학생들이 영어를 배우기 위해 어학원을 찾았다. 또한 씨필즈 어학원의 교육체계를 본뜬 어학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기 시작하며, 필리핀이 영어 교육지의 새로운 메카로 부상했다.

필리핀에서 손 대표가 성공을 거둔데는 과감한 도전과 결단, 그리고 실패에 대한 쓰라린 경험이 밑거름이 됐다.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한 가정에서 질풍노도의 학창시절을 보냈고, 집안사정으로 끝내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손 대표의 인생은 어느 대기업 계열사의 출장뷔페 사업팀에서 일하게 되며 전환점을 맞이했다.

88아시안게임, 88올림픽으로 출장뷔페에 대한 수요가 치솟고 있던 때였다. 손 대표는 5000명 규모의 패럴림픽 리셉션 계약을 비롯한 스포츠연맹의 각종 개‧폐막 연회 계약을 성사시키며 단숨에 최연소 차장자리에 앉게 된다. 손 대표의 성공은 자신이 다니던 회사를 인수할 정도의 성공이었다.

당시 손 대표는 취미생활로 비행기 조종에 관심을 가지게 돼 미국으로 향했다. 손 대표는 "미국에서 영어공부를 하던 기억이 훗날 필리핀 어학원 사업을 시작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달콤한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손 대표가 한국으로 돌아오자 곧 IMF가 터졌다. 매출이 말 그대로 ‘0’인 상태에서 직원들의 급여를 감당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집이 압류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손 대표는 “‘나쁜 생각’을 했을 정도로 괴로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죽음의 문턱 바로 앞에서 가족들을 생각하며 삶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고 했다.

다시 일어선 그는 출장뷔페 군납, 채권회수업을 거쳤고, 유학생 의료보험 판매업에서 잇달아 히트를 치며 '영업의 왕'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이 성공을 발판삼아 필리핀 어학원 시장에서 또 다시 이름값을 해낸 것이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최근 손 대표는 ‘제 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그는 “필리핀에 ‘리조트 학교’를 개설할 예정이며, 베이비부머들이 편하게 자기계발 같은 활동을 할 수 있는 리조트도 지을 예정”이라며 “이미 부지는 다 확보한 상태로 늦어도 내년에는 개발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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