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노크하는 中기업...투자자들은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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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기자
입력 2017-08-1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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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이 끊임없이 한국 증시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국내 증시에 상장했던 중국 기업들 중 분식회계 등의 문제를 저질러 퇴출된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10일 중국계 화장품 원료 생산업체인 컬러레이홀딩스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올해 국내 증시에 입성한 첫 중국 기업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에는 실패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결과, 28만주 모집에 경쟁률은 0.73대 1에 불과했다. 중국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연결 순이익 중 20%를 현금 배당하겠다고 밝혔지만, 의미가 없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60대 1의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도 희망 밴드 3800∼5800원의 최하단인 3800원으로 결정됐다.
 
컬러레이홀딩스 외에 2~3개 중국 기업이 연내 한국 증시에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육가공업체 윙입푸드는 지난 6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화학회사인 산동티엔타이, 중국 우롱차 업계 1위 경방차업 등도 상장주관사와 협의 중이다. 지난해에도 크리스탈신소재와 로스웰, 헝셩그룹, 골든센츄리, GRT, 오가닉티코스메틱스홀딩스 등 6개 중국 기업이 상장했다.

그러나 투자 심리를 살리긴 힘들어 보인다. 분식회계로 2개월 만에 상장폐지된 중국고섬, 감사의견 '거절’로 상폐 위기에 처한 완리, 재감사보고서마저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중국원양자원 등 좋지 않은 선례가 많기 때문이다.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 탓에 저평가를 받는다고 판단한 웨이포트는 정리매매를 거쳐 지난달 말 코스닥 시장을 떠난 바 있다. 

한 증권사의 기업공개(IPO) 담당자는 "재무상태가 나빠서라기보다는 평가절하를 견디지 못하고 나간 것"이라며 "증자 등을 통해 의욕적으로 회사를 키우려던 회사들도 덩달아 디스카운트를 받다보니 불만이 컸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중국 기업들이 한국 증시에 계속해서 뛰어드는 이유는 자국의 상장 여건이 녹록지 않아서다. 중국에선 공기업 아닌 민영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자금을 융통하기 위한 차선책으로 증시 상장을 선택하지만, 상장 대기 기업만 3000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상장에 성공하는 기업도 한 해 50여 곳에 불과하다.

한국 증권사 입장에서도 중국 기업 상장 업무는 매력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언어, 법률, 회계문제 등 증권사가 신경써야할 부분이 많지만 중국 기업 상장 수수료는 국내 기업 상장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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