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 번복한 장충기, "박근혜, 삼성에 정유라 승마지원 지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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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17-08-0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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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에서 조사받을 당시 대통령 책임을 강조하면 우리가 법적 책임에서 벗어 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같다"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은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49차 공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정유라씨의 승마훈련 지원을 요청했다는 기존 진술을 이 같이 번복했다.

장 전 차장은 지난해 5월경 박 전 대통령의 에티오피아 순방에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삼성 대표로 참석했던 상황에 대한 진술을 뒤집은 것이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특별한 관심을 표하고 싶었다"면서 박 전 사장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악수를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장 전 차장은 특검 조사 당시 같은 테이블 앉도록 해주고 악수를 하는 등 감사를 표한 이유가 정씨에게 승마 지원을 해줬기 때문이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하지만 이날 재판에서 장 전 차장은 "악수를 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며 "직·간접적으로도 대통령이 정씨에게 승마지원을 잘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승마지원이 아니더라도 대통령이 순방시 기업에서 현지 광고, 순방 준비 등에 도움을 줬다거나 역점으로 추진하던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에 대한 답례인사를 한 것일 수도 있지 않냐?"는 변호인측의 질문에 장 전 차관은 "사실 그럴 가능성이 더 크다"고 답했다.

장 전 차장은 승마지원이 정씨만을 위한 단독 지원이 된 경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최씨의 최초 요구사항은 6명의 선수들의 독일 전지훈련을 지원하되 정유라를 포함해 달라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최씨가 다른 선수 선발을 방해해 선수지원이 늦어지고 있다고 들었다"고 언급했다.

또 "박 전 사장이 승마 선수를 추천하면, 최씨가 이 선수는 안된다 등의 핑계를 대고 방해를 했다"며 "결과적으로는 정씨 혼자만 지원받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후 최씨가 총선이 끝날 때까지 다른 선수 선발을 미뤄달라고 했다가, 다시 정씨가 더 이상 선수 생활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변덕을 부리고 번복을 했다고 박 전 사장에게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장 전 차장은 2016년 10월경 최종적으로 정씨에 대한 승마지원을 중단한 경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2016년 7, 8월 부터 국내 언론에서 삼성이 정씨에게 말을 타게 해준 것에 대한 취재가 시작됐다"며 "박 전 사장이 언론도 취재에 나서고, (지원) 프로그램 자체도 당초 계획과 방향이 다르니 중단하자, 출구전략을 취하자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장 전 차장은 "당장 말도 매각하고, 용역 계약까지 해지하면 최씨가 어떤 형태의 장난을 칠지 모르기 때문에 중단하되 점차적으로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박 전 사장이 2016년 9월 말 최씨를 만나 승마지원 중단에 대해 협의한 내용에 대해서 장 전 차장은 "당시 박 전 사장 메모를 봤고, 메모에 대해 듣기도 했다"며 "메모 내용에는 청산 비용을 달라, 말을 대체해 달라, 정보 유출 보안 문제에 신경써달라고 하는 등 최씨의 부탁이 적혀있었다"고 설명했다.

장 전 차장은 "최씨가 그런 요구가 있다는 것을 들었지만 일체 들어주지 않는 걸로 얘기가 됐다"며 최씨의 각종 요구와 변덕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마필 교환에 대해서도 장 전 차장은 "당초 최씨가 마음대로 말을 교환했다"며 "최씨가 기본적으로 말에 욕심이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구체적으로 청산비용 우회, 소유권을 넘긴다는 등의 얘기는 가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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