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OB까지 호소 "마음이 아프다"...해외매각 결사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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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
입력 2017-08-0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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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호타이어 OB동우회 50여명, 해외매각 반대 결의 및 성명서 발표

금호타이어 전 임직원들로 구성된 OB동우회가 1일 신문로 금호아시아나 본관 앞에서 금호타이어의 부실매각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박찬법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앞줄 왼쪽 다섯째), 윤영두 전 아시아나항공 사장(앞줄 왼쪽 넷째), 김창규 전 금호타이어 사장(앞줄 오른쪽 셋째) 등 금호타이어 전 임원 50여명이 참석했다. [김세구 기자 k39@aju]


“회사가 잘 되서 다 같이 모였으면 좋았을 텐데 마음이 아픕니다.”

윤영두 전 아시아나항공 사장(66)이 1일 서울 신문로 금호아시아나그룹 본관 앞에서 금호타이어 전 임직원으로 구성된 OB동우회(이하 동우회) 주최로 진행된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 반대' 기자회견 후 기자와 만나 이같이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동우회 50여명은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협력업체, 대리점주, 노동조합, 임직원에 이어 은퇴한 임직원들까지 금호타이어를 사수하기 위해 나선 것. 박찬법 전 금호아시아그룹 회장, 김창규 전 금호타이어 사장, 송기혁 전 금호생명 사장, 성기욱 전 금호개발 사장 등이 참석했다.

윤 전 사장은 “1960년 만들어진 금호타이어 OB동우회는 금호에 대한 애사심이 강하다”면서 “금호타이어 문제가 잘 마무리돼 그룹이 정상 궤도에 오르길 바라는 마음에서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1977년 금호실업으로 입사한 윤 전 사장은 직장생활 대부분을 금호타이어에서 보낸 터라 해외매각에 크게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선대 회장 때부터 꾸려온 금호타이어는 금호아시아나의 모체”라며 “그동안 잘 성장해왔다. 해외매각은 동의할 수 없다”고 원조 ‘금호맨’으로서 중국으로의 매각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윤 전 사장은 “세계적으로 타이어 브랜드는 일본, 미국, 프랑스가 75% 정도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고, 그 뒤로 한국의 기술력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문제뿐만 아니라 한국 타이어 산업 전체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단체행동에 나선 금호타이어 전 임직원은 서로 안부를 묻는 것도 잠시, 굳은 표정으로 성명서 발표에 집중했다.

동우회는 “중국 더블스타는 역사와 규모, 기술력, 품질, 경영능력 등 모든 면에서 금호타이어와는 비교조차 안 되는 후발 기업”이라며 “더블스타로 매각시, 금호타이어의 브랜드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고 성장이 저해되어 기업의 존속마저 위태로울 것이 분명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금호타이어는 전투기용 타이어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방산업체이자 타이어 산업의 성장을 주도해온 기업”이라며 “더블스타 매각시 중국으로 주요 기술이 유출돼 국내 타이어 산업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밖에 없고 과거 쌍용차와 같은 먹튀 사태의 우려도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해외매각 시 고용불안정 문제도 지적했다. 동우회는 “문재인 정부의 역점정책이 ‘일자리’ 임에도 불구하고, ‘고용보장’과 ‘투자’가 불안정한 중국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것은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채권단의 ‘갑(甲)질’ 문제도 제기했다. 동우회는 “산업은행은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매각 절차를 강행해 왔고 치졸한 자금 압박과 경영권 해임 등 상식 밖의 갑질을 자행했다”며 “국내외에 금호타이어의 위상을 흔들어 회사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등 국책은행으로서의 본분을 저버렸기에 더 이상 매각을 주도하고 진행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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