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의 연예프리즘]워너원 인기에 녹화장 몸살 "어디까지가 팬사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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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17-07-2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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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워너원 인스타그램]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정은지는 열렬한 H.O.T 팬으로 나온다. 

오빠를 한번이라도 보기 위해 콘서트장에 새벽부터 달려가서 줄을 서고 집으로 쳐들어가기도 한다. 밤새 기다린 정은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기도 한다.' 응답하라 1994' 시리즈에서는 도희가 서태지의 열렬한 팬으로 등장한다. 우연히 공연 후 만난 서태지가 건낸 꼬깔콘을  먹지못하고 고이 신주단지 모시듯 모셔두기도 하고 서태지의 집에 쳐들어가 그가 사용하던 변기를 뜯어내 오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렇게 스타의 집을 직접 찾아가거나 밤새 기다린다면 엄청난 민폐가 아닐 수 없다. 스타들에게도 사생활이 있는데 공적인 현장이 아니라 사생활을 침범한다는 뜻으로 '사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과거 '사생팬'이라 불렸으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이들을 팬이라 부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며 '사생'이라 불린다.

얼마전 지나친 팬심에 경찰까지 출동할 뻔한 사건이 일어났다. 

프로듀스101 시즌 2 출신의 보이그룹 '워너원' 때문이다. 워너원은 아직 데뷔 전이지만 방송 이후 엄청난 팬덤을 형성했다.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모처에서 진행된 '주간아이돌' 녹화에는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이 참여했다. 이 사실을 알아낸 사생들은 오전부터 모여들었다. 모여든 팬들은 건물과 인도를 점거했다. 

이에 MBC 에브리원 ‘주간아이돌’ 측은 26일 트위터를 통해 “‘주간아이돌’ 녹화장에 찾아온 팬들의 건물복도와 엘리베이터 및 도로점령으로 인해 주변 민원이 폭주하고 있습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이어 “‘주간아이돌’ 녹화장 건물은 사유지입니다. 함부로 점령하시면 경찰에 신고가 들어갑니다.(이미 신고가 접수된 상태입니다) 팬들의 질서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고 당부했다.

‘주간아이돌’ 측은 “녹화장 건물 안까지 침범하시는 팬들 자제바랍니다. 차도 점령과 주차장 점령은 여러분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안전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주의 부탁드립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실제 그날 주간아이돌 녹화가 진행된 청담동 부근은 실제 팬들로 인해 아수라장이었다. 오전 일찍부터 모여든 팬들은 오후 늦게까지 떠날줄을 몰랐다. 
 
그러나 워너원의 얼굴 한번 보겠다고 모여든 사생들은 건물을 이용하는 사람과 인도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워너원 사생들은 앞서 KBS 2TV '해피투게더' 사전미팅 현장까지 찾아 일대가 혼란에 빠진 바 있다.
 
좋아하는 스타의 모습을 먼 발치에서라도 한번 보고싶은 간절한 마음은 충분히 공감이 가지만 나의 욕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면서까지 불법적으로 행동한다면 이는 분명히 반사회적인 행동이다. 

우리는 사회라는 조직에 속해있고 스타 역시 사회의 체제속에서 유지되는 존재들이다. 

좋아하는 스타를 보면서 힘을 얻고 그들의 노래나 연기를 감상하는 것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무엇이든 도를 넘는 행동은 화를 부른다. 

일본 공연장에 가보면 한국과 달리 일어서는 사람 조차 없이 질서정연하다. 분명 너무나 좋아하는 스타를 찾아 온 팬들인데 조용히 박수를 치고 자그마한 목소리로 탄성을 내뱉는다. 사랑하는 스타를 향한 표현으로 너무 소극적이지 않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일본 특유의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문화에서 팬심조차 조용히 표출된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팬질한다는 것. 팬질의 기본이 아닐까싶다. 진정한 팬이라면 내 스타를 욕되게 하지 않아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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