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부동산시장을 뒤흔들 스모킹건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유진희 기자
입력 2017-07-27 06:4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김태형 칼럼리스트]


최근 주식시장은 물론 부동산시장의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지나친 열기를 의식한 탓인지 문재인 정부는 최근 ‘6·19 부동산대책’이라는 첫 규제정책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시장은 규제를 비웃기라도 하듯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는 모양새다.

6·19 대책의 주요 내용으로는 △청약조정지역 추가(부산 기장군, 진구 등 3곳) 지정 △강남 4개구 외 서울 21개구 전매제한 기한 강화 및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재건축 조합원 분양 주택 제한 등이 있다. 직접적인 규제보다는 실수요자 위주로의 시장 재편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막상 시장의 반응은 예상보다 강력하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6·19대책 이후 한 달 집값의 상승흐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에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가 곧바로 추가 규제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강력한 규제정책을 내놓을 확률은 매우 낮다고 분석된다. 6·19 대책의 실효성 논란을 차치하고서라도 올 하반기 부동산시장을 뒤흔들 ‘스모킹 건(Smoking Gun)’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바로 그것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박근혜 정부 시절 내놓은 정책으로 이미 하늘로 쏘아올린 ‘핵미사일’이다. 재건축을 통해 얻은 이익이 조합원 1인당 3000만원이 넘을 경우, 그 초과 금액에 대해 최대 50%까지 세금을 매기는 제도를 말한다(초과이익 금액에 따라 10~50%). 예를 들어 재건축초과이익이 2억원이라면 6500만원을 세금으로 토해내야 한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조합원 입장에서는 결코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문재인 정부는 6·19 부동산 대책 발표와 동시에 “올해 말로 끝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유예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내년 1월 이후 정상적으로 집행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실상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유예기간 종료시점을 발표한 상황이다.

현재 서울에서 재건축 추진 단지는 10만 가구 정도로 추정되고, 이 중 80%가 '강남 4구'로 통하는 서초·강남·송파·강동구에 몰려 있다. 현재 재건축 시장에서 사업 주체인 재건축 조합이나 수요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슈 역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다. 6·19 부동산대책이 실효성이 없어 집값이 요동치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지만 서울 주택 시장 과열의 주된 이유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내년으로 예정된 제도 부활을 앞두고 재건축 조합들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집값을 밀어올리며 강남 집값이 요동친 영향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하반기에도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건축 심의를 통과한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의 상징 대치동 '은마아파트', 잠실의 최후의 보루 '잠실주공 5단지'등 스타급 단지들이 올해 안에 사업시행 인가를 받으려고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올 하반기 부동산시장에 뉴스거리 하나만큼은 참으로 넘쳐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다시 시행되면 시장에 미치는 여파는 과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올해 안에 사업인가를 받지 못한 강남 재건축 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확률이 크다. 서울 강남 지역 재건축 추진 단지 대부분이 대상에 포함될뿐더러, 1인당 부과금이 수억원대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반대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폭탄을 피해 이미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단지들의 가치는 재평가돼 지금보다 더 높은 시세를 형성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대한민국 부동산시장의 바로미터라고 하는 강남 부동산이 출렁이면,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 전체의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목동, 상계, 강동 지역 등 서울의 노후화된 대단지 아파트들의 재건축 문제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서울의 노후화된 대단지 아파트들의 재건축 진행이 속도를 늦추거나 미뤄지고, 작년과 올해 분양을 마친 신규아파트가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경우의 상황 또한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