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정치검사 확실히 책임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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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7-2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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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경 수사권 조정 필요…제3의 논의기구 구성해 토론" "공수처, 대통령 포함 고위공직자 대상…검찰만 견제하려는 것 아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취임 후 세 번째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정치에 줄 대기를 통해 혜택을 누려온 일부 정치검찰의 모습이 있다면 통렬히 반성해야 하고 그에 대해 확실한 책임을 물어야 묵묵히 업무에 임해온 검사들도 더 큰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게 될 것"이라며 "이것이 검찰총장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문무일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자리에서 "검찰 스스로 정치적 중립성을 확실히 확보해야 한다. 정치도 검찰을 활용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하지만 검찰 스스로 중립 의지를 확실히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이 문 총장에게 검찰 개혁, 특히 정치검찰의 '적폐 청산'을 가장 강력한 어조로 지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와 관련,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로서의 답변을 봤는데 (나의 생각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며 "합리적 조정을 위한 토론이 필요하지만, 조정 자체는 필요하다는 인식을 함께 갖고 제3의 논의기구 구성 등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문제에 대해 "이것은 검찰만 견제하려는 게 아니라 대통령을 포함한 권력을 가진 고위공직자가 대상이고, 그중 검찰도 포함되는 것뿐"이라며 "2002년경 이 문제가 논의되기 시작됐을 때 반부패기구로 출발한 처음의 그 도입 취지를 잘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기대가 크다"며 "국민이 검찰 대변화를 바라는 것은 검찰을 적대시하는 게 아니라 검찰이 국민께 신뢰받는 기관이 되길 바라는 애정이고, 그만큼 사회정의 중추인 검찰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도 그동안 한편으로는 노력을 많이 하면서도 정치적 측면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부분도 있었다"며 "그래서 불신이 생기고 그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 요구가 생기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문 총장은 "바르게 잘하겠다. 공무원 생활을 30여년간 했는데 임명직이 얼마나 어려운 자리인지 잘 느끼고 있다"며 "마지막 공직이니 제게 개혁을 추진할 기회를 주신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정말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은 지 3시간 만인 이날 오후 5시 취임식을 가진 문 총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문 총장은 "검찰수사와 결정에는 검사만이 간여할 수 있다는 형사소송법의 원칙과 정신을 국민에게 자신 있게 내보일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 문 총장은 이날 임명장을 받는 자리에서도 문 대통령 앞에서 대만의 동양학자인 난화이진(南懷瑾)의 한시를 읊었다. '하늘이 하늘 노릇하기가 어렵다지만 4월 하늘만 하랴. 누에는 따뜻하기를 바라는데 보리는 춥기를 바란다. 집을 나선 나그네는 맑기를 바라고 농부는 비 오기를 기다리는데 뽕잎 따는 아낙은 흐린 날씨를 바란다'를 직접 인용하며 "예전에 선배가 가르쳐준 시인데 이번 청문회를 거치며 생각났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검찰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와 이해 당사자인 검찰의 생각이 달라서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게 쉽지 않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총장의 말은 국민의 1부터 10까지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지 대통령과 생각이 다르다는 게 아니다"라며 "각자 다양한 바람이 있는 것이고 그래서 합리적으로 의견을 조정하고 모아내는 어려운 역할을 자신이 맡았다는 뜻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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