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외환위기 20년…인니·태국 은행 부실대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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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입력 2017-07-2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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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Pixabay) 제공]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겪었던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안정기조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태국의 경우 은행 부실대출 비율이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아시아 외환위기 20년: 동남아 외환위기 경험국들의 경제 안정화 성과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4개국은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충격에서 벗어나 안정기조를 회복했다.

예를 들어 외환위기 충격이 가장 심각했던 인도네이사와 태국의 경우 40~50%까지 치솟았던 은행 부실대출 비율이 지난해 2~3% 범위에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국가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부실 금융기관 정리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했다. 이에 비해 생존 가능성이 높은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유동성을 지원하고 자본을 확충해 재무건전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금융시스템 정상화를 이끌어 낸 것이다.

부실 금융기관나 상당수는 폐쇄 조치 당했다. 실제 인도네시아는 64곳의 상업은행이 문을 닫았으며, 태국은 상업은행 1곳과 56곳의 금융회사가, 필리핀은 1곳의 상업은행이 패쇄됐다.

부실 정도가 낮은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국유화하거나 합병 조치 후 자산관리공사가 부실 자산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건전화를 추진했다.

막대한 유동성 지원도 이뤄졌다. 공적자금 투입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로 보면 태국이 22%(241억달러)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인도네시아 17%(217억달러), 말레이시아 13%(92억달러), 필리핀 0.8%(5억달러) 등 순이었다.

기업 구조조정도 활발히 이뤄졌다. 부실 대기업의 구조조정은 주로 워크아웃(기업개선 작업) 제도를 활용했다. 사법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신속한 추진이 가능했다.

구체적으로는 1970~1980년대 영국에서 기업도산 사태에 대응해 영란은행 주도로 확립한 채무조정 원칙을 적용했다. 이 원칙은 채권자 손실 최소화, 회생 가능 기업 청산 배제, 회생을 위한 추가 자금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이들 국가는 공적 기업채무조정기구를 설립해 이 기구에 채권자와 채무자 간 자율협약을 중재하고 추가 자금지원 규모 평가 등을 맡겼다. 태국은 기업채무조정자문위원회(CDRAC), 말레이시아는 기업채무조정위원회(CDRC),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 이니셔티브 전략팀(JITF)를 각각 설립했다.

이 같은 공적 채무조정기구를 통한 워크아웃 종결 비율은 말레이시아가 77%로 가장 높았다. 인도네이사와 태국은 각각 56%, 48%였다.

보고서는 "이들 국가는 부실 금융기관과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이고 신용공급 여건을 개선했다"며 "경제성장을 복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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