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상생 온기 2·3차 협력사에게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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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
입력 2017-07-2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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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2차 협력사 물품대금 전액 현금 지급

  • 현대기아차, 2·3차 협력사 상생협력기금 500억원

  • SK하이닉스, 협력사에 임금 나누는 '임금공유'

  • LGD, 금융·기술·복지 지원대상 3차협력사까지 확대

 

아주경제 유진희·이소현 기자 = 재계가 동반성장 지원 대상을 2·3차 협력사로 확장하며 문재인 정부의 ‘더불어 잘사는 경제’ 실현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재계는 그동안 ‘아랫목의 온기가 윗목까지 이어지게 하자’는 목적에 따라 협력사 상생·지원 정책을 꾸준히 늘려왔다. 그동안의 대책이 1차 협력사를 통한 간접 지원에 머물렀다면, 최근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 주도로 2·3차 협력사를 직접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경영기법이나 특허 기술의 전수·공유는 물론 고용·자금·마케팅 등 지원방안도 다양화해 여력이 부족한 중소 협력사들이 본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협력사 지원 범위 확대는 2·3차 협력사의 안정적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 회사와 임직원 및 그들의 가족은 물론 협력사가 소재하고 있는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각 그룹은 상생경영 성공 사례를 발굴·전파함으로써 중견·중소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 현대차그룹, 2·3차 협력사 상생협력 확대

현대·기아차는 20일 ‘선순환형 동반성장’ 5대 전략을 발표했다. △경영 개선 △경쟁력 강화 △해외진출 △고용지원 등 4대 분야에 대한 2·3차 협력사 지원 방안과 △1차-2·3차 협력사 간 상생협력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2·3차 협력사의 성장을 통해 자동차 부품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새로운 선순환 상생협력 모델을 마련하자는 게 핵심 골자다.

현대·기아차는 기존의 1차 협력사와의 상생협력 활동으로 1차 협력사 성장에는 큰 성과를 일궜다.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의 지난해 평균 매출액은 2722억원으로 15년 만에 3.7배가 증가하며 연평균 9.1% 지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1차 협력사를 통한 2·3차 협력사의 경쟁력 향상 유도는 현실적 한계를 반영, 현대·기아차가 직접 2·3차 협력사 지원에 나선 것이다.

우선 5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해 5000곳 이상의 2·3차 부품 협력사를 지원한다. 2·3차 협력사의 경영개선자금 지원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2·3차사 전용 자금 대출’ 프로그램도 도입한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1·2·3차 협력사 대상 총 지원 규모는 73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2·3차 협력사의 지속성장에 필수 요소인 우수 인재 확보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교육 프로그램 등을 갖춘 대규모 ‘상생협력센터(가칭)’를 건립하고 2·3차 협력사만을 위한 채용박람회도 개최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선순환형 동반성장은 1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2·3차 협력사까지 아우르는, 진정한 의미의 동반성장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고민의 결과”라며 “한국 자동차산업이 한 걸음 더 발전하고 국가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긍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삼성·SK·LG, 협력사 동반성장 강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첫 대면 후 현대차를 비롯해 4대 그룹은 1·2·3차 협력사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앞 다퉈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6월부터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전액 현금으로 30일 이내 물품대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혁신적 물품 대금 지급 프로세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중은행들과 함께 총 5000억원 규모의 ‘물품대금 지원펀드’를 조성했다. 자금이 필요한 1차 협력사가 은행에 대출 신청을 하면 2차 협력사 간 월 평균 거래금액 내에서 현금 조기 지급에 따른 필요 금액을 1년간 무이자로 대출해 주는 제도다.

최근에는 1·2·3차 협력사들과 함께 ‘협력사 환경안전 개선 협의체’를 구축, 근로안전 개선도 지원하기로 했다.

SK그룹은 최근 관계사들이 공동으로 1·2·3차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 강화 방안 등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SK는 재계 최초로 임금의 일부를 협력사와 나누는 ‘임금공유’를 상생협력 모델로 제시했다. 그룹 내에선 SK하이닉스와 SK인천석유화학이 임금공유를 채택했다. 구성원들이 임금 1만원을 내면 회사가 1만원을 더 보태 협력사에 지급하는 ‘매칭그랜트’ 방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기술 잠재력이 높은 협력사를 ‘기술혁신기업’으로 선발하고 집중 육성하는 새로운 상생협력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선정된 기업은 향후 2년간 SK하이닉스와의 공동기술개발 등 포괄적인 기술지원을 받게 된다.

LG디스플레이도 최근 협력업체와의 상생프로그램을 2000여개의 2·3차 협력사까지 전면 확대, 상생기술협력자금을 대폭 늘리는 내용의 '신(新) 상생협력 체제' 전환 방안을 마련했다.

협력사가 설비 투자나 신기술 개발 등을 위해 자금이 필요할 경우, 무이자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금융기관 제휴를 통해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고 마이너스통장 방식으로 생산자금을 지원하는 네트워크론도 3차 협력사까지 받을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했다.

또 사업장에서 1년 이상 근무한 2·3차 협력사 직원이 암에 걸릴 경우 LG디스플레이 직원이 받는 것과 동일한 의료 지원을 받도록 할 예정이다. 동일 사업장에 근무하지만 직고용이 아니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상대적 박탈감을 없애겠다는 취지다.

재계 관계자는 "4대 그룹이 앞장서서 협력사들과 동반성장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은 재계 전체로 확산돼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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