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주 닷컴버블 고점 깼다...실적 뒷받침에 투심 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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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7-07-20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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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미국의 기술주가 최근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9일에는 급기야 닷컴버블 당시 고점을 뛰어넘었다.

19일 파이낸셜타임즈(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IT 대기업들로 구성된 S&P500 정보기술(IT) 업종 지수는 0.6% 상승한 992.29로 장을 마감했다. 닷컴버블이 최고조에 달했던 2000년 3월에 썼던 종전 기록인 988.49를 뛰어넘는 신기록이다.

전반적인 기술주 강세 속에서 나스닥지수도 날개를 달았다. 나스닥은 전일비 0.64% 오른 6385.04로 장을 마감하며 사상 최고 종가를 갈아치웠다. 올해 들어서만 40번째 기록 경신이다.

기술주는 지난 6월에는 급격한 상승에 따른 매도 우려가 고조되면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월간 하락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다시 강한 상승 모멘텀을 탄 모습이다.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와 비교해 기술주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F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감세 등 친성장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갈 곳 잃은 투자금이 고공 성장하는 기술주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미국 기술주로 쏟아진 투자금은 90억 달러(약 10조원)에 이른다고 EPFR은 집계했다. 

컬럼비아 스레드니들의 라훌 나랑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FT에 “대형 IT 종목들의 사업모델은 이제껏 보지 못한 것”이라면서 “이들 플랫폼은 고정 자산투자가 적으면서도 네트워트 효과를 통해 급속하게 성장하며 사업 지속성도 강화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기술업종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23% 가까이 치솟으면서 업종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에 힘입어 S&P500 지수도 연초 대비 10% 가량 올랐다. 

전례 없는 영역까지 오른 만큼 경계심도 강화되는 분위기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여전히 주가 상승을 낙관하고 있다. 랠리를 실적이 뒷받침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WSJ 집계에 따르면 S&P500 기술종목은 올해 1분기에 전년 대비 순익이 18% 증가했다. S&P500 기업들의 평균치인 14%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하워드 실버블라트 애널리스트는 FT에 “기술주 상승 배경에는 실적이 있다”면서 이 점이 당시 버블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닷컴 버블 당시에는 S&500 총 순익 중 기술주 기여도는 15%였지만 현재는 25%를 상회한다. 같은 기간 S&P500 편입 기업 중 기술업체 수는 34%에서 23%까지 줄었다. 적은 수의 기업들이 높은 순익을 내고 있다는 의미다.

전체적인 밸류에이션도 시장 평균치와 가까워졌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S&P500 기술주들의 2000년 1분기 주가수익비율(PER)은 73배에 이르렀지만 이제는 19.4배(올해 순익 전망치 기준)로 S&P500 평균치인 19배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닷컴버블 당시에 비해 대장주 목록도 바뀌었다. 당시 S&P500 5대 기술주는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오라클, IBM이었다. 지금은 MS만 남았고 나머지는 애플, 알파벳, 페이스북, 비자가 대체했다. 

한편 본격적인 어닝 시즌에 진입한 가운데 주요 기술주들도 곧 2분기 순익을 발표할 예정이다. WSJ는 분기 실적이 나올 때 대장주들의 주가가 평소에 비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전했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짐 티에니 수석 투자가는 “기술주만큼 높은 순익 성장률을 보이는 업종을 찾기 힘들다”면서 “기술주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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