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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커스] 물관리 일원화 발목 잡는 정치권…명분과 실리 잃었다

배군득 기자입력 : 2017-07-18 18:46수정 : 2017-07-18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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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군득 기자]


배군득 기자 = 지난 17일 충북 청주에 시간당 최대 97.8mm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도심은 불어난 물에 아수라장이 됐고, 피해액만 90억원에 달하는 재해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 1995년 8월 25일 이후 22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셈이다.

최근 들어 국지성 호우가 출몰하며 홍수 피해가 커지고 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홍수 피해액은 전체 비 피해의 65%에 달한다.

그러나 지자체들은 첨단장비를 동원한 홍수피해 시설을 갖추고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홍수뿐 아니다. 지난달 농가를 긴장하게 만든 가뭄도 빈번해졌다. 정부는 매년 특별교부금을 배정하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얼핏 보면 홍수나 가뭄은 자연재해지만, 자세히 보면 상당히 복잡한 구조다. 재해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할 만한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것이다. 업무가 여러 부처나 지자체로 쪼개져 재해발생 시 신속한 대처가 어렵다.

정치권은 ‘물관리 일원화’를 놓고 여야 대립각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야당은 물관리 일원화는 국토부에 존치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인다. 이를 명분 삼아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 개정 등을 싸잡아 지연시켰다.

그러나 이런 명분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문재인 정부는 국토부가 됐든 환경부가 됐든 ‘통합 물관리’를 하자는 취지인데, 야당은 환경부 이관은 안된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문재인 정부가 환경부에 물 관리를 맡긴다는 것은 수량과 수질 분절관리 해소라는 실리가 깔려 있다. 여러 부처로 분산된 물 관리 업무 중 물환경과 수질을 관리하는 환경부가 적합하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물 관리 체계는 △국토교통부가 하천과 치수, 이수 등 수량관리 △환경부가 물환경 및 수질관리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업용수, 농어촌 저수지 △산업통상자원부가 수력발전 △국민안전처가 소하천 정비 및 재해 대응을 한다.

이처럼 물관리가 5개 부처로 분산되며 홍수나 가뭄 등 재해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 또 부처별 중복투자도 문제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는 시점에서 정치권이 발목을 잡는 것은 제2, 제3의 홍수‧가뭄 재난지역을 만드는 단초가 된다.

혹자는 그간 우리나라의 물 관리가 경제‧산업개발 중심 경제성장 구조로 인해 흩어졌다고 지적한다. 모든 정책을 산업에 집중하다 보니 물 관리도 경제논리에 매몰됐다는 것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을 강행한 탓에 물 관리 정책은 지난 10년간 누더기가 됐다. 실제 정부와 지자체에서 수립한 물 관련 사업만 40개가 넘는 것이 우리나라의 물 관리 현실이다.

물 관리는 국민 삶의 질과 연관성이 깊다. 지금이라도 통합 물 관리 체계를 서둘러 홍수나 가뭄에 대비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환경부의 물 관리 일원화 당위성은 충분하다. 환경부는 수질관리와 함께 안정적인 생활용수 공급, 물 재이용 업무 등을 수행한 노하우가 있다. 수자원공사가 편입되면 전문성 문제도 사라진다.

물 관리 일원화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여년간 일원화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 그러나 부처 이기주의와 정치권의 이권 개입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정치권이 이를 볼모로 정부의 발목을 잡는 것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 자문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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