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모사’ 정유라? “장시호보다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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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득균 기자
입력 2017-07-1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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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호인이 의뢰인 향해 이례적 '악담'…정씨, 특검과 사전조율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측 변호인 오태희 변호사가 정유라의 기습 증인 출석을 "살모사 같은 행동"이라며 비난했다. [사진=연합뉴스]
 

조득균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변호인 오태희 변호사가 정씨에 대해 "살모사 같은 행동으로 (특검도우미로 불리는) 최씨 조카 장시호보다 더하다"고 말했다. 변호인이 자신의 의뢰인을 상대로 독설을 퍼붓는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오 변호사가 이 같은 발언을 한 이유는 난태생(수정란이 모체의 밖으로 나와 산란되지 않고, 모체 안에서 부화하여 나오는 것)인 살모사의 습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살모사는 다른 뱀들과 달리 새끼가 배 속에서 부화한 다음 산란을 한다. 이 때문에 새끼를 낳으면서 어미가 지쳐 있는 모습이 마치 '새끼가 태어나면서 어미를 죽이는 것과 같다'고 해 어미를 죽이는 뱀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앞서 정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12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건강 상의 문제 등 이유로 전날 불출석 사유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그러나 정씨는 당초 입장을 뒤집고 변호인과 상의 없이 돌연 법정에 나타나 최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이에 정씨 변호인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오 변호사 등 정씨 변호인들이 최씨의 변호도 함께 담당해왔기 때문이다.

오 변호사는 "신뢰관계가 이미 깨진 상황이라 개인적으론 정씨에 대한 사임계까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경재 변호사는 "정씨는 당일 새벽 5시께 혼자 주거지 빌딩을 나가 대기 중인 승합차를 타고 종적을 감췄다"면서 "변호인의 접견을 봉쇄하고 증언대에 내세운 행위는 범죄적 수법이라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다"며 특검의 출석 강요 회유가 있었음을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정씨의 증언이 (특검의) 압박과 회유 등으로 오염됐다는 합리적 의심이 있어 추후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특검 측은 불법적인 회유는 없었으며, 정씨가 재판정에 자의로 출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상민 특검보는 "불법적인 출석 강요는 없었다"면서 "정씨에게서 이른 아침에 연락이 와, 고민 끝에 법원에 증인 출석하는 게 옳다는 뜻을 전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특검보는 이어 "정씨가 이동을 지원해 달라고 해서 법원으로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이라며 "정씨가 당일 오전 8시께 변호인에게 자의로 출석할 것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씨는 출석 경위에 대해 "만류가 있었고 나오기 싫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나와야 된다고 생각해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가 이같은 돌발행동을 한 것을 두고 자신의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머니인 최순실씨를 배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변호인이 '살모사'라는 극한 표현을 퍼부은 데에도 이런 배경이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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