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대 동문, 모교에 장학금 2000만 원 쾌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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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균 기자
입력 2017-07-1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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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로학과 60학번 신무현 동문

부경대 어로학과 60학번 신무현 동문(76). [사진=부경대]


(부산) 정하균 기자 = "모교에 진 마음의 빚 갚으러 왔습니다."

지난 10일 오전, 한 노신사가 부경대학교 대학본부 6층 대외협력과를 찾아 2000만 원짜리 자기앞수표 1장을 꺼내 전달하며 이같이 말했다.

느닷없이 부경대를 찾아 거금을 기부한 이 노신사는 어로학과 60학번 신무현 동문(76).

50여년 만에 모교를 찾았다는 그는 "미국에 이민 가기 위해 살림을 정리하다보니 모교에 진 빚이 마음에 걸려 이렇게 빚을 갚고 떠나려고 왔다"며 이 돈을 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

그가 말한 빚이란 무얼까?

신 동문은 "가난했던 고등학교 때 배를 타면 먹고 사는 데 걱정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산수산대학(부경대 전신)에 입학했다. 당시 신입생 250명 가운데 수석으로 입학해 장학금을 받고 공부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1964년부터는 10년간 원양어선을 타고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을 누볐다. 1974년부터 1975년까지는 가나의 항구도시 테마에서 태창수산의 아프리카 주재원으로 근무했다. 이후 1975년부터 20년 동안 태창수산에서 대일본 참치 수출업무를 맡는 등 바다와 함께 살아왔다.

그는 "배고팠던 시절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할 수 있게 해준 모교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못한다. 그리고 그때 배웠던 지식과 경험들로 인생을 잘 꾸려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얼마 뒤면 미국에 있는 딸들과 함께 살기 위해 한국을 떠난다는 그는 "예전의 나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공부하는 후배들이 희망을 갖고 힘을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경대는 이 발전기금을 형편이 어렵지만 학업에 힘쓰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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