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바이오클러스터 도입 시급하다(上) 바이오산업, 경제가치 커 일자리 창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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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7-05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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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일랜드·싱가포르 외환위기 때 글로벌 제약사 등 유치로 돌파구

  • 정부, 세금감면 등 육성정책 시행…재정난극복 넘어 성장축으로 자리

  • 한국 R&D 투자·인재육성 서둘러야

보스턴-캠브리지 지역 바이오클러스터. [사진=아주경제 DB]


아일랜드는 2010년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벌려야 했다.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3년 뒤인 2013년 구제금융을 졸업했다. 켈트 문화권에 속한 아일랜드는 이후 '켈틱 피닉스(불사조)'라는 별명을 얻었다.

아일랜드의 부활은 정부가 주도한 산업 육성 덕분이다. 대표적인 게 미래먹거리인 '바이오산업'이다. 뭉쳐야 힘을 얻는 바이오산업 특성에 맞춰 연구를 전담할 대학·연구소, 자본을 뒷받침할 바이오기업, 바이오의약품을 만들 생산시설 등이 한데 모여 클러스터를 만들었다. 그 결과 아일랜드는 신흥 바이오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인구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6만2000달러(약 7000만원)가 넘는다.

미국은 일찌감치 조성한 바이오클러스터 덕분에 전 세계 바이오산업 1위국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보스턴·샌프란시스코·샌디에이고를 비롯해 17개 지역에 바이오클러스터를 꾸리고 있는 미국은 바이오산업 본토로 불린다.

미국 현지 취재와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바이오강국 필수 요소로 꼽히는 바이오클러스터 세계 현황과 우리나라에 적합한 모델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아주경제 조현미(샌디에이고/미국)·이정수 기자 = "벨기에가 바이오 강국으로 발돋움한 건 '바이오클러스터' 덕분이다." 파스칼 델코미네트 벨기에 왈로니아 무역투자진흥청 최고경영자(CEO)는 벨기에가 유럽 바이오산업 중심지로 거듭난 비결을 이같이 밝혔다.

벨기에는 유럽에서 스위스를 잇는 신흥 바이오·제약강국이다. 전 세계 신약의 5%가 벨기에 제품이다. 전체 수출액 가운데 11%가 의약품 수출에서 나온다.

많은 국가가 바이오클러스터를 통해 바이오산업 강국으로 떠올랐다. 바이오클러스터란 대학과 연구소, 병원, 바이오벤처, 글로벌 기업, 투자 회사 등이 한데 모여 협업하는 것을 말한다.

바이오 본토로 불리는 미국도 클러스터를 바탕으로 바이오산업을 키웠다. '3대 바이오클러스터'로 꼽히는 보스턴·샌프란시스코·샌디에이고를 비롯해 주요 도시 곳곳에 바이오클러스터가 있다.

보스턴은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샌프란시스코는 스탠퍼드대, 샌디에이고는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캠퍼스(UC샌디에이고)에서 나오는 우수한 인적 자원에 바이오벤처 투자 자금이 몰리면서 대규모 클러스터가 만들어졌다.

싱가포르·독일·중국 등도 바이오산업을 위한 강력한 클러스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싱가포르의 경우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산업 고도화전략을 시도했다. 그 일환으로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제약사 유치를 최우선 목표로 정하고, 세금 감면과 클러스터 인프라 조성 등 각종 육성책을 시행했다.

그 결과 10대 글로벌 제약사 중 7곳이 싱가포르에 생산설비를 세우면서 '바이오폴리스(Biopolis)', '투아스 바이오메디컬 파크(Tuas Biomedical Park)' 등 대규모 클러스터가 조성됐다. 경제 가치도 크게 뛰었다. 2012년 기준으로 2001년 대비 바이오 생산액은 6배, 고용은 2.9배, 1인당 부가가치는 2.4배,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2배가 늘었다.

독일은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에 세계적인 제약사 바이엘과 샤리테병원 등 900개 기업·기관·병원 등이 모여 클러스터를 조성했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바이오클러스터에도 각각 200여개 기업들이 결집해있다. 노보노디스크(베이징)와 로슈(상하이) 등 글로벌 제약사도 이곳에 있다.

영국도 남동잉글랜드 지역을 바이오산업 중심지로 성장시켜 현재 250여개 기업이 여러 지역에 분포돼있다. 이를 통해 유럽 상장 바이오기업 46%를 보유하면서 바이오강국으로 성장했다. 현재 신약 임상연구 절반 이상이 영국에서 진행 중이다.

바이오클러스터는 문재인 정부 핵심 정책인 '일자리 창출'에도 부합한다. 클러스터마다 50개 기업이 모여있는 싱가포르에선 2만여개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벨기에는 클러스터 조성 이후 지난 10년간 일자리 26%가 증가했다. 벨기에 바이오클러스터 바이오윈의 도미니크 드몽트 부회장은 "바이오산업은 일자리 창출 등 벨기에 경제 성장의 핵심축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에서 일하는 사람은 81만명, 샌프란시스코는 62만명이 넘는다. 샌디에이고엔 61만명 이상이 바이오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로리 사바 샌디에이고경제개발협의회(EDC) 최고업무책임자(COO)는 "샌디에이고는 준비된 인재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고용하면서, 바이오산업이 사람(일자리) 중심의 경제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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