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체불·공연 취소·자막 중단…흔들리는 한국 뮤지컬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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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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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햄릿’ 잇단 공연 취소로 제작 스태프 임금 체불 의혹 커져

  • ‘드림걸즈’ 공연 중간 자막 꺼지기도 해

뮤지컬 ‘햄릿’의 공연 중 한 장면. [사진=더 길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한국 뮤지컬 공연계가 흔들리고 있다. 뮤지컬 ‘드림걸즈’와 ‘햄릿’ 공연이 갑작스럽게 잇따라 취소되면서 관객의 불만이 높아진 가운데 그 배경에 임금 체불과 관련된 의혹도 터져 나와 위기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자막 사고 등 기본적인 관람 시스템에 대한 허점도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18일 공연업계에 따르면 15일 오후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예정됐던 뮤지컬 ‘햄릿’은 관객 입장 후 50여분 가까이 공연되지 못하다가 돌연 취소됐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관객들이 허탈하게 앉아 있다 발길을 돌려야 했고, 일부 관객은 공연 제작사 측에 거센 항의를 하기도 했다.

당시 ‘햄릿’의 제작사인 더길 미디어 측은 “공연 직전 발생한 조명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잘 이뤄지지 않았다. 취소된 공연은 당연히 환불하고 재관람권 지급 방식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무대 이상으로 인한 단순한 해프닝에 그칠 줄 알았던 ‘햄릿’의 공연 취소 사태는 17일 공연까지 다시 한 번 취소되면서 논란을 키웠다. 이날은 고원영 더길 미디어 대표가 직접 무대에 올라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제작 스태프 임금 체불에 대한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고원영 대표는 17일 공연 취소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스태프와 제작사 사이에 문제가 있었다. 상황이 어찌 됐든 공연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연계 관계자는 “영세한 제작사들이 관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높은 몸값의 스타 배우들을 무리하게 캐스팅하려다 보니 이 사달이 났다”면서 “일단 공연을 올린 뒤 나온 수익금으로 스태프들의 임금을 지급하다 보니 돌려막기식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린 뮤지컬 ‘드림걸즈’ 공연 중에는 인터미션을 앞둔 1막 마지막 20여분 동안 자막 스크린이 꺼지는 영상 사고가 발생했다. 1막의 하이라이트 장면이었던 만큼 관객의 몰입도가 높은 순간이었지만, 제작사 측은 사고에 대한 아무런 해명 없이 어물쩍 넘어갔다.

이날 공연을 관람했던 한 관객은 “오리지널 내한 공연인 만큼 비싼 돈을 들여 보러온 공연이었다. 중간에 자막 스크린이 안 나오는 바람에 20분 정도는 이해도 못하고 당황스러웠다. 곧바로 인터미션이 진행됐는데 그때는 물론 공연이 끝난 뒤에도 사과 한마디 없었다. 공연 자체는 너무 좋았지만 단 몇 분의 실수로 너무 실망스러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연이은 뮤지컬 공연 사고에 대해 또 다른 공연계 관계자는 “결국 뮤지컬 산업의 구조적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몇 년 새 늘어난 뮤지컬 관객의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제작사들이 무리하게 공연을 공급해 왔다. 일부 스타급 배우들의 출연료에만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스태프나 공연 환경에 대한 세심한 관심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뮤지컬 ‘드림걸즈’ 공연 중 한 장면. [사진=오디뮤지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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