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순칼럼]‘일대일로’와 ‘AIIB’는 글로벌화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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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7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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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이 지난 14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일대일로 포럼에서 각국 정상들과 만찬장에 입장하고 있다.[사진=바이두캡쳐]



시진핑 중국국가 주석은 어떤 글로벌 전략을 구상하여 왔을까? 시주석의 대표적인 글로벌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일대일로(一带一路, one belt one road)’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 亚洲基础设施投资银行)’ 전략이다.

◆중국의 새로운 도전: ‘일대일로(一带一路)’와 AIIB의 글로벌화

‘일대일로’는 다음과 같은 세번의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처음 시주석이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상을 대외에 발표한 것은 카자흐스탄에서의 강연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2013년 9월 7일 카자흐스탄을 방문하여 나자르바예프(Nazarbayev) 대학의 강연에서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상을 발표하게 된다. 이어서 시진핑 주석은 동년 10월초 인도네시아를 방문하여 ‘21세기 해상 실크 로드’를 제안하게 된다. 그리고 동년 11월 9일 개막된 18기 ‘3중전회(三中全会)’에서 시주석은 이 두 가지 구상을 한데 묶어 ‘일대일로’ 건설을 제창했다. 이로서 시주석의 ‘일대일로’ 구상이 탄생하게 되었다.

시주석은 ‘일대일로’에 대한 구상을 점진적으로 발전시켰고, 결국 중국이 앞으로 추구할 국가전략으로 격상시켰다. 시주석은 2014년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일대일로(一带一路)’, ‘징진이(京津冀, 베이징·천진·허베이성) 협동 발전’, ‘창장(长江) 경제벨트’의 3대 전략을 확정했다. 이로서 ‘일대일로’는 중국의 중요한 국가전략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았다.

2013년 9월의 카자흐스탄 특강에서 ‘일대일로’의 구상을 발표한 시주석은 동년 10월 2일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보완을 목적으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건설을 전 세계에 제안했다. 중국의 제안에 대해 아시아 21개국이 먼저 이에 화답했다. 중국의 주도하에 아시아 21개국은2014년 10월 24일 500억달러 규모의 AIIB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어서 2016년1월 16일 베이징에서 제안국인 중국의 주최로 유럽의 영국, 독일, 러시아와 아시아의 인도와 한국 등 57개국이 참여하는 창립대회가 개최되었다. 이후 최근까지 캐나다와 벨기에 등 13국이 새로 AIIB에 가입했다.

AIIB는 설립된지 불과 15개월만에 1966년 12월부터 활동을 개시해 온 67개 회원국의 아시아개발은행(ADB, Asian Development Bank)의 규모를 초월했다. 게다가 초기의 예상과는 달리 이미 70개국의 회원국을 보유하게 된 ‘AIIB’는 향후 글로벌 은행으로서의 발전과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중국의 글로벌 파워가 시작된 것이다.

시주석은 파키스탄과의 관계를 꾸준히 강화해 왔고,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미크로네시아, 네팔, 마다가스카르등 최근에만 5개국 정상을 만나 ‘일대일로’ 협력을 강조했다. 3월 27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방문하자, 뉴질랜드는 중국과의 협의끝에 서방국 최초로 ‘일대일로’ 협력에 서명했다.

2014년 11월 베이징 APEC, 2016년 9월 항저우 G20 정상회담에 이어, 2017년 5월 14일 베이징에서 시주석은 ‘일대일로 포럼’을 개최하였다. 29개국 정상과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수장을 포함하여 130여 개국 1천500여 명의 고위 인사들을 불러모은 이번 ‘일대일로 포럼’은 성공적인 행사였다는 평가이다. 중국은 전방위적으로 ‘일대일로’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대일로(一带一路)’ 와 ‘AIIB’로 소프트파워(soft power)를 얻은 중국

올해 3월 17일(현지시간), 안보리는 15표 전원 찬성으로 아프간 문제와 관련한 ‘제 2344호’ 결의안을 채택했다. 즉 아프간 원조를 명목으로 각국에 ‘일대일로’ 건설과 관련된 ▲안전보장 제공 ▲발전정책과 전략 협력 강화 ▲상호 성실협력 추진 등을 촉구했다. 파키스탄의 ‘더뉴스인터네셔널’지는 ▲투르크멘·아프간·파키스탄·인도의 석유 송유관 부설사업 ▲중앙아시아와 남부아시아 송변전(Power Transmission) 공정 ▲아프간·인도·이란의 차하바르(Chabahar) 항구사업의 진전이 아프간 문제해결에 커다란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왜 안보리에서 ‘일대일로’ 사업을 지지하게 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중요한 사례이다.

이와는 반대로, 중국과 항상 적대관계에 있던 인도는 ‘일대일로’로 인해 두 가지 딜레마에 빠졌다. 첫째, 중국의 ‘일대일로’에 협력하자니 파키스탄과 오랜동안 진행되어 온 카슈미르(Kashmir)에 대한 자국의 실질적 통제지위가 약화될 것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둘째, 그렇다고 중국과 파키스탄이 협력하는 경제벨트 건설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에 대한 불이익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즉 중국과 파키스탄의 협력이 단단해지면 질수록 인도에게는 경제는 물론 안보와 외교적 부담이 더욱 가중되기 때문이다.

‘일대일로’로 인한 인도의 딜레마는 주변국에게도 중요한 사례를 제공한다. 중국과의 협력 필요성과 이로 인한 자국의 국가이익의 충돌에 대한 인도의 고민은 주변국들의 공통의 고민이 될 수도 있다.

이번 ‘제2344호’ 안보리 결의안 채택은 중국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다는 생각이다. 첫째, 중국은 ‘일대일로’의 국제화에 엄청난 추진 동력을 얻었다. 둘째, ‘일대일로’는 중국에게 ‘소프트파워(soft power)’를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셋째, 중국은 ‘일대일로’를 통해 주변국과의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은 ‘일대일로’가 글로벌화, 혹은 ‘글로벌 공공재(global public good)’가 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일대일로’ 와 ‘AIIB’가 ‘글로벌 공공재’가 되기 위한 두 가지 기본 요소

비록 필자가 인도의 고민과 딜레마를 제기하였지만, 중국의 ‘일대일로’와의 협력은 우리에게는 당연히 필요한 요소라는 중론에 동의한다. 그러나 ‘일대일로’의 협력 과정에서 우리도 인도와 같은 딜레마가 없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 역시 분명히 거론하고 싶다.

즉 중국과 ‘일대일로’의 협력이 목적이 아니라, 우리의 국익이 우선되는 협력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전체 분위기에 휩쓸리거나, 미약한 준비로 우리의 국가이익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중국과의 협력을 위해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하겠지만, 그러나 우리가 먼저 서둘러서 중국에 러브콜을 보낼 이유도 없다는 생각이다. 중국을 어느정도 이해한다면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을까?

중국은 분명 ‘일대일로’와 ‘AIIB’라는 두 가지 새로운 글로벌 전략을 통해 중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국제질서를 수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일대일로’와 ‘AIIB’가 글로벌 공공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전제가 우선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요소중의 첫번째 요소는 “보다 더 많은 국가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기 위한 두번째 요소는, “참여국들에게 ‘일대일로’가 단순히 중국의 국가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시킬 수 있어야 한다”. 즉 중국은 주도국으로서 참여국들이 자국의 국가이익이 확실하게 보장된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대일로’와 ‘AIIB’가 ‘글로벌 공공재’가 되기 위한 세 가지 고민과 제언

‘일대일로’가 ‘글로벌 공공재’로 발전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필자의 대답은 다음과 같다. 즉 중국이 앞으로 세 가지를 깊이 고민한다면 가능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첫째, “중국은 지금부터 어떻게하면 지금보다도 더 많은 국가들이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중국의 ‘일대일로’와 ‘AIIB’ 글로벌 전략에 참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왜냐하면 ‘일대일로’와 ‘AIIB’가 발전하기 위한 핵심 동력은 지구촌 국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기반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중국이 이를 위해 ‘공동의’ 새로운 글로벌 비젼’을 제시해야만 한다”는 점을 중국 정부에 제언한다.

둘째, “중국은 어떻게 국가간 상충된 ‘국가전략의 융합’을 이룰 것인가”를 지금부터 고민해야만 한다. 앞에서 필자가 언급한 인도의 딜레마처럼, 국가간 국가전략을 융합해야만 하는 ‘일대일로’와 ‘AIIB’와 같은 새로운 발전모델은 관련국들과의 타협과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필자는 “중국이 주도국으로서 참여국에 대하여 공동이익의 합리적인 분배방법을 제시해야만 한다”는 점을 중국 정부에 제언한다.

셋째, “중국이 어떻게 새로운 ‘글로벌 질서를 제시’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대일로’와 ‘AIIB’가 단순히 ‘중국식’이나 ‘중국특색’으로 묘사되거나 설계되지 않아야 하며, “지구촌 전체를 위한 공동의 글로벌 질서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필자는 마지막으로 제언하고 싶다.

시진핑 주석이 주도한 ‘일대일로 포럼’은 규모나 진행 결과에 있어서 비교적 원만한 결과를 도출하였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필자는 “인류의 미래는 지구촌의 ‘중국화’가 아니라 ‘일대일로’의 ‘글로벌화’가 되어야 한다” 라는 점을 중국에게 강조하고 싶다.

중국은 이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내부의 목표인 ‘중국의 꿈’을 이룰 수 있고, 지구촌은 ‘일대일로’의 ‘글로벌화’를 통해 ‘지구촌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필자 : 김상순 한국 동아시아평화연구원 원장, 중국 차하얼학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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