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보안관' 아재들의 로망을 불러일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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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0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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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안관'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부산 기장의 보안관인 대호(이성민 분). 그는 드넓은 오지랖과 뛰어난 사건 해결 능력으로 동네 주민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과거 대호는 마약 사건을 수사하던 베테랑 형사였지만,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동료를 잃고 경찰직에서 물러난다. 이후 고향인 기장으로 돌아온 그는 기장의 보안관으로 활약, 마을의 대소사를 함께 한다.

하지만 평화롭던 기장에 큰 변화가 생긴다. 비치타운을 건설하겠다는 이들이 나타난 것이다. 비치타운 건설의 주동자는 성공한 사업가 종진(조진웅 분). 그는 과거 대호를 옷 벗게 만든 사건의 마약 운반책이었다. 당시 대호는 순박한 얼굴과 딱한 사연을 가진 종진을 안쓰럽게 생각, 감형에 도움을 주었다. 이에 종진은 단박에 대호를 알아보며 그를 극진히 대접하지만, 대호는 종진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인근 해운대에서 마약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대호는 종진과 마약 사건이 무관하지 않다고 여기고 처남 덕만(김성균 분)과 ‘나 홀로 수사’에 나선다. 하지만 민심은 돈 많고 예의 바른 종진에게 옮겨가고, 대호는 점점 동네 사람들의 미움을 사게 된다.

영화 ‘보안관’(제작 ㈜영화사 월광 ㈜사나이픽쳐스·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은 김형주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부산 기장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지역색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작은 동네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을 다루며 관객들의 웃음을 유도한다. 배우들 역시 경상도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사투리에 능통한 데다가 지역 특유의 정서를 이해하고 있어 영화 군데군데 디테일을 심거나 놓치기 쉬운 감성들을 맛깔나게 살린다.

전체적인 서사나 수사극으로서의 매력은 다소 엉성한 편. 마약 사건을 추적해나가는 과정은 집요하지만 흥미롭지는 않다. 절벽에 몰리던 대호의 ‘한 방’ 역시 김빠지기는 마찬가지. 긴장감을 끝까지 이어나가는 힘이 부족하다.

하지만 지역색을 살린 디테일이나 배우들의 열연을 보는 맛은 충분하다. 마을의 정서나 디테일은 보는 이들의 공감을 얻으며 잔잔한 웃음을 일으킨다. 이성민을 비롯해 조진웅, 김성균, 김혜은, 조우진, 배정남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열연은 ‘보안관’의 자랑거리기도 하다.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열연 덕에 허술한 서사는 무너지지 않았다.

사소한 일에도 열과 성을 다하는 아재들의 모습은 친근하고 배우들의 코미디 호흡 역시 아귀가 잘 맞아들어간다. 오로지 연기만으로 러닝타임 115분을 채우는 것에는 무리가 있지만, 중년남성들의 감성을 불러일으키기에는 무리 없다. 3일 개봉이며 관람등급은 15세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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